본문 바로가기
생각

[생각] 다양화를 위한 범용화

by 죠옹 2017. 10. 3.

 역사책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수많은 역사들에 대해서 평가하기는 힘들지만, 근래 읽었던 야노선생님의 글에서 자극을 받았다. 바로 스마트폰 시대의 등장과 그 폭풍적인 영향이다. 난 사실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그냥 초콜렛폿 나왔을 때처럼 이러고 말지, 별 특이할 것도 없는데.. 그저 붐이다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인들에게도 그렇게 설파했었다. 그 때문인지 지금도 난 넌 사업하면 절대 안된다는 얘기를 듣곤 한다.

 그 당시의 내 느낌으로는 스마트폰은 기존에 있었던 핸드폰들의 기능이 종합되었을 뿐 색다른 느낌이 없었다. 수많은 앱들과, 스마트폰의 범용성에 대해 느끼지 못했던 것이었다. 

 스마트폰의 특징은, 다양한 작업을 하기 위해 범용화 되었다는 것이다. 스마트 폰을 통해, 전화 문자 뿐만아니라 목적에 맞는 앱을 설치하여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범용성은 스마트폰이 스마트폰만이 살아남는 현재의 시장을 만들어냈다.


 이번 글의 제목은 "시간에 흐름에 있어 강한 성질"이다. A와 B라는 어떤 성질이 있는데 시간이 지나도 서로 반응하지 않는다면 시간의 흐름은 A와 B에게 무의미 한 것일 것이다. 제목을 시간에 흐름에 있어 강한 성질로 생각한 이유는 상호작용을 거치고 나서 더 남아있기 쉬운 성질을 이야기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치 스마트폰처럼.

 세상에 널리 퍼지고 관심을 받는 수많은 콘텐츠들의 성질을 종합해보라고 하면 어떤 것을 말할 수 있을까? 난 그 질문에 대해 다양성을 창출하는 범용성 이라고 답하고 싶다. 스마트폰은 정형화 되었다. 더 자유분방하기보다는 더 규칙을 지닌 플랫폼을 만들어냈다. 기존 핸드폰이 이기능 저기능 더 넣고 더 빼고 할 때, 스마트폰은 여러가지 기능들이 올라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성하였다. 즉, 기능에 치중한 시스템이 아니라, 범용화를 위해 더 규제를 받는 구조가 된 것이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 여러가지 규약들에 귀찮았던 적이 있다. 통신규약이니, 프로그램 규칙이라던지.. 편법으로는 더 빠르게 원하는 것을 얼마든지 얻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규약은, 여러가지 다양한 것들이 조합되기 위한 기본적인 약속이었고, 이러한 약속을 통해 상호간에 문제없이 동작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다.


 스마트폰을 대표로 예를 들었지만, 과학에 있어서 발견된 물리법칙은 어떠한가? 물리법칙이야말로 진정한 알짜배기 범용화이다. 모든 상황에 있어서, 수식 몇개만으로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설명하는 학문이니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범용화를 통해 다양성이 증대된다. 우리가 겪은일 뿐만 아니라 겪을일 까지 알 수 있게 되니 말이다.


 생물의 경우엔 어떠할까? 생물 또한 진짜 다양화를 위한 범용화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모든 생명체들이 DNA라는 범용적 구조를 통해 수많은 다양성을 지닌 생물로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스마트폰 이상의 범용성을 지니고 있다 말할 수 있다.


 사회는 어떠한가? 나는 이러한 저러한 단체 속에서, 서로 다른 캐릭터로 정착한 경험이 있다. 한국에서는 이랬고, 일본에서는 저랬고, 이 모임에서는 이랬고, 저모임에서는 저랬고.. 모임에 따라 성격에 따라 그리고 그 속에서 내 위치에 따라 내 캐릭터가 좌우되는 것을 느끼며, 정체성이 많이 흔들렸었던 경험도 한 적이잇다. 이 또한, 다양화를 위한 범용화 라는 틀에서 바라보자면, 어떠한 범용적인 틀이 있고, 그 속에서 각자의 위치를 암묵적으로 잡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주 시끄러운사람이 한명 있긴 쉽지만, 모든 사람이 아주 시끄럽기는 쉽지 않다. 각 그룹에서 아주 시끄러운 사람들만 모아 새로운 그룹을 만든다면, 이 그룹의 모든 사람은 아주 시끄러울까?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가 보고 있는 세상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있어 강한 성질들이 두드러지게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성질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더욱 더 강하게 우리에게 보여질 것이다. 왜냐면 시간의 흐름에 있어 강한 성질이기 때문에..


 얼핏 보면 규약이라던지 범용화라던지 그 자체로만 보자면, 다양성을 방해하는 요소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이것을 통해 더 다양화 될 수 있다면 이러한 것들은 다양성을 위한 성공적인 제약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세상은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성이 증가되어왔다. 플라즈마로 가득했던 우주가 전자기적 인력을 통해 수소로 가득한 우주로 변하고, 중력요동을 통해 별들이 생겨났으며, 핵융합을 통해 무거운 원소들이 생성되었고, 그러한 원소들로부터 우리가 생겨났다고 한다. 


 더 다양해질 수만 있다면, 국부적인 제약을 허용하면서까지도 다양화를 지양하는 것이 시간이라는 것의 특징인가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