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소속해 있는 연구실에서 3개 연구실 공동 신입생 환영회가 개최되었다. 별 기대 없이 갔던 환영회였고, 그냥 그렇게 끝나려나 싶었는데, 우연히 오가와 선생님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오가와 선생님은 네트워크 이론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하려는 사람의 상호작용에 관한 네트워크에서 기존 네트워크 이론이 표현할 수 없는 문제점을 이야기 하고, 숨겨진 변수가 네트워크 망 뿐만 아니라, 각 노드의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이쓴 새로운 변수가 필요한 현상들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다. 그런데, 우연히도? 아니면 핫한 분야일지도 모르겠지만, 오가와 선생님도 거의 비슷한 생각을 지니고 있고, 이를 물리적으로 해석해보려고 시도중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야노 선생님, 오가와 선생님과 연구테마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하면서, 사람과 사람의 상호작용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되었다.
나는 상호작용이란 개념을 고전역학에서 힌트를 얻어, 힘과 그에 반응하는 정도로 정의 하고, 시뮬레이션을 구상중이었다. 그러나, 너무 간단한 모델이라 오히려 의미를 부여하기가 힘든 상황이 발생하여, 막혀있던 시기였다. 오가와 선생님은 상호작용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다.
끝없이 자신과 상대의 상황을 추측하며, 행동함으로써 끝없이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내는 진동하는 성질을 지닌 것이 상호작용이다. 그리고, 우리가 인식하는 생명을 지닌 것과, 생명을 지니지 않은 것들이 대한 구분은 바로 나의 추측과 상대의 추측이 맞물려, 끝없이 새로운 진동하는 계를 만들어내느냐, 아니면, 절대적인 추측량이 있어, 정해진 추측 범위 내에서 상호작용 하느냐 인 것이다. 이러한 상호작용을 멀리 떨어진 제 3자가 보면 당연히 보일 수 있다. 이러한 것이 바로 통계와 빅데이터에 의한 분석이다. 주사위를 던졌을 때, 주사위에서 어떤 숫자가 나올지는 많이 던져보면 그 경향을 알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 생명이란 자신의 경향, 타인의 경향, 자신과 타인의 현 위치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는 길이 없고, 끝없이 추측하며, 그 속에서 새로운 선택을 해나간다. 그래서 사람은 항상 현명한 선택을 내릴 수 없으며, 상호작용의 결과 잘못된 길로 흘러가 버리곤 한다. 2차 세계대전을 예로 들었다. 일본의 지식인들은 전쟁을 일으키면 질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였으나, 전쟁을 일으키면 이길 수도 있다는 주변의 분위기와, 불확실한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는 일본 사회 분위기에 의하여, 음의 상호작용이 지속되며, 전쟁 속으로 흘러가 버렸다. 이것이 지금까지도 누구 한명의 잘못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일본이 일으킨 세계전쟁의 비극적이지만 어처구니 없는 이유이다.
그래서 전체적 경향을 보기 위해서는 확률 통계에 의한 분석이 옳을 수 있지만, 상호작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매 순간 자신의 상황을 추측하고, 남의 상황을 추측하여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불완전한 계들을 상정할 필요가 있다. F=ma와 같은 고전적 역학, 결정론적 역학이 힘을 발휘 하기 보다는, 게임이론과 같은 상황에 대한 해법이 각기 다른, 좀더 생명체에 가까운 모델링이 필요하다.
맥시멈 엔트로피 이론은, 정해진 제약, 조건 속에서 최대의 엔트로피를 지니는 상태가 무엇인지, 즉, 정해진 조건 속에서 가장 이뤄날법한, 가장 안정적인 상태를 추측하는 이론이다. 만약, 상호작용을 생각한다면, 맥시멈 엔트로피는 특정 상태가 아니라, 진동하는 상태로 표현이 되어질 것이다. 진동할 때 가장 안정적이 되는 묘한 시스템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크다.
상호작용이야말로, 생명이 지니는 예측 불가능한 성질이며, 현 시점 Matrix로 설명되는 물리적 세계 속에서 예외적인,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어 내는 성질일 것이다. 영화 매트릭스 에서 기계가 만들어 낸 계산 가능한 세상에 항상 오류가 발생하는 것이 이러한 성질을 표현하고 싶었던 제작자의 의도일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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