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얹혀 살고 있는 미야케 연구실은 흥미로운 연구들, 과학처럼 보이지 않는 연구들에 대해 실험적으로 접근하는 연구실이다. 그래서 제미 때 들어가보면, 신기한 티비방송을 보는 것 같이 재미있는 연구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유체 이탈 감각이다. 유체 이탈 감각에 대한 가설을 실험을 통해 상관성을 조사함으로써, 사람이 실제로 자기 자신을 느끼는 영역에 대한 연구를 한다.
저번 주, 오쿠무라 라는 4학년 친구의 연구테마는 러버 핸드 일루전 이라는 내용이었다. Rubber hand illusion 은 진짜 손을 감추고, 가짜 손을 시험자 눈 앞에 설치한다. 그리고, 감춰진 진짜 손과 가짜 손에 동시에 붓으로 자극을 가한다. 시험자는 이 과정을 통해 눈에 보이는 가짜 손이 내 진짜 손이라고 착각하게 되고, 점점 자신의 손처럼 느끼게 된다. 그래서 가짜 손을 망치로 때리거나 바늘로 찌르면 깜짝 놀라며 욕까지 하는 시험자들도 발생한다.
자세한 영상( https://youtu.be/RaP0MqvkvUw )
이러한 현상을 몸의 확장, 보디 트랜스포메이션이라고 칭하며 연구가 되어지고 있다. 그런데, 처음 이 발표를 듣고 나서 그냥, 실제 손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센서의 부재가 원인이지 않은가 하고 생각이 들었다. 내 손의 위치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는 센서가 없는 것이다. 내 손이 앞에 있거나 뒤에 있거나 이런건 예상할 수 있지만, 몇 센치 단위로 다른 위치에 있는지에 대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센서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시각과 근육의 움직임의 피드백으로 내 손의 위치가 얻어지고, 촉각, 시각의 조합을 통해 내게 보이는 손이 내 손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게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보디 트랜스포메이션이란 확대된 해석이라 생각이 들었고, 단순히 노이즈로 인한 인지오류 라고 생각하였다. 음.. 그런데 점점 생각을 계속 하다보니, 나의 절대적 위치, 나의 절대적 존재, 의식, 나 라고 느끼는 어떠한 모든 것들을 절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센서라는게 있을까? 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촉각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중에 "나" 에 해당하는 감각이 있는 걸까?
생각을 거듭하다보니, 나라는 절대적 감정은 모든 감각들과 생각들이 통합되어, 하나의 절대적 위치를 추정하는 과정에 의해 생겨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 과정에서 러버 핸드 일루전, 유체이탈감각, 신체 움직임 동조현상과 같은 미야케 연구실의 연구과제들이 추정의 오류 또는 개선 작용을 일으킴으로써, 절대적인 나의 인지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는 생각에 도달할 수 있었다.
나는 총게임을 좋아하는데, 총게임에 익숙해지기 전에는 움직여야 할 방향으로 몸이 먼저 움직이게 된다. 그러나 점점 익숙해 지며, 손고 마우스 만으로 화면속의 나와 동조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나의 신체가 화면 속, 디지털 신호에 투영되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문학, 영화, 음악, 핸드폰, 인터넷과 같은 실제하지 않는 여러 가상의 상황 속에 "나"라는 존재를 투영하여 새로운 경험을 얻고, 경험을 전달하는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실제 세상이란 무엇이고, 그 속에 나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끝없이 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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