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에서 스터디모임을 하고있다. 멤버는 두명이다. 나, 아마노
스터디모임이라하기 조촐하지만, 얘기가 딴데로 새는데는 둘다 일가견이 있다. 2명밖에 없으니 제어가 안되는거다.
아마노는 사실 철학을 좋아한다. 얘기를 나누면 항상 중 후반에 철학 이야기가 나온다. 아마노의 입장에서 철학은 수식을이용하지 않은 과학이라고 한다.
어제 아마노와 나눈 얘기는 흥미로웠다. 인식에 관한건데, 같은 빨간색을 보고도 다른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인지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빨강이어도 둘에게는 다른 빨강으로 인식이 될 수도 있고, 심지어, 어떤 사람에겐 빨간색으로 보이는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파란색으로 보일 수도 있다. 남이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는 현 세상에서는 절대로 알 수가 없다. 나에게 파란색으로 보이는 색을 빨간색이라고 교육 받으면 나는 파란색을 빨간색이라고 말하며, 살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인식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모든 사람이 겉으로 표현하기에 같은 것을 표현하면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사람 한명한명의 내부에서 인식은 다르더라도 그것이 밖으로 표출 되는 순간 모두 같은 '빨간색' 이라는 표현을 쓰기 때문이다.
인식이 다름을 인지할 수 있는건 그래서 단순한 정의나 표현이 아니라, 그것이 다른 어떤 것과의 반응을 일으킬 때다.
"빨간색은 따뜻한 느낌이야" 라는 말을 하면, 빨간색을 파란색으로 인식하던 사람은 의아해 할 것이다. (물론, 따뜻함을 느끼는 감정이 인식하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파란색은 시원한 느낌인데 왜 따뜻하다고 하지? 라고 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서로 달랐던 인식에 대해 조정해 나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인식이 다름은 또 다른 인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조정되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수 많은 관계를 지니고 있는 것들에 대해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서로 비슷한 인식을 지닐 수 잇다. 하지만, 인식하고 있는 대상이 달라지면, 서로가 느끼는 인식은 차이가 생긴다.
"부유한 사람들이 바라보는 세상, 가난한 사람들이 바라보는 세상, 소외층이 바라보는 세상,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
인식이 만약 사람에 대한 인식이라면 어떨까? A와 B가 서로에 대해 인식하는 인식은 항상 변화할 수 있다. A는 B를 계속해서 단일 대상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B가 나에게 보이는 모습만 인식하게 된다.(아주 오래 보면 안정된 인식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C라는 사람이 합류하여 A, B, C가 서로를 인식한다면, A는 B와 C의 관계를 C를 통해 들음으로써, B가 어떤 사람인지를 인식할 수 있다. 또한 A가 B와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C가 절대적 입장에서 바라보며, A와 B에 대해 이야기해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인식이 안정화 되는 과정이 과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네트워크 분석에서 클러스터계수(3노드가 삼각형으로 연결되는 개수)라던가, 심리 실험에서도 3자 실험이 많은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네트워크가 많이 연결되면 연결될 수록, 더 자기 개개인에 대한 인식이 안정되어 그 사람의 캐릭터가 딱딱하게 굳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수가 많은 조직, 단단한 조직일 수록 특정 캐릭터가 굳어지곤 하는데,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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