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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생각] 거시적 공간의 성질을 미시적 공간의 창발현상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까?

by 죠옹 2018. 1. 9.

 세상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현상들은 관측 스케일에 따라 각기 다른 해석이 존재한다. 미시적 세계를 지배하는 양자역학과 거시적 세계를 지배하는 상대성이론의 충돌이 이에 해당한다. 지구 위의 삶이 지니는 스케일에서는 뉴턴역학이 지배하였으나, 뉴턴역학이 상대성 이론의 특수한 예로써 설명 되어지고 나서부터는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의 충돌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공간은 차별이 없다. 특정 공간이 다른 한 공간과 다른 성질을 지니고 있지 않다. 상대성 이론은 질량에 의해 공간이 휘어진다고 설명하지만, 그것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A지점과 B지점에 같은 질량이 존재한다면 두 지점은 같은 휘어짐의 정도를 지닐 것이다.


 어떠한 지점이라도 공간의 성질이 같다고 한다면 공간을 아주 작게 나눈 작은 단위의 공간 또한 같은 성질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그 아주 작은 단위의 공간은 현대과학이 관측한 최소단위의 공간인 양자 스케일의 공간일 것이다. 이러한 공간에서는 거시세계의 사고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고 한다. 입자는 확률로 존재하며, 다른 입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위치가 확인된다. 거시세계에서 물질이 확률로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로인해 미시세계의 확률적 존재와 거시세계의 결정론적 존재의 갭에 대해 던진 질문이 슈뢰딩거의 고양이일 것이다.


 여기서 내가 갖는 의문이다. 공간의 성질이 모든 곳에서 같고, 작은 공간이 모여 큰 공간을 이룬다면, 큰 공간이 지니는 성질은 작은공간의 특징에 의해 발현된 창발적 성질인가?이다. 복잡계 관련 연구를 보다보면, 작은 스케일에서는 요동치며 질서를 보이지 않는 성질들이 큰 스케일에서는 하나의 질서로서 발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창발한 질서 중에는 구성요소의 성질에 노이즈가 상당히 첨가되더라도 질서가 유지되는 경우가 있는데, 모든 구성요소의 성질이 같은 작은 공간들에 의해 일어나는 창발현상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질서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보통 지구 위에서 역학의 단위로 생각하는 3차원 공간, x, y, z축을 지니는 이 공간은 세 방향의 공간의 이동에 있어서 완전히 독립적이다. x축 이동에 y축 이동이 영향을 끼칠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3차원 공간의 개념은 우리의 삶 스케일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현상을 놀라운 예측도로 설명한다.


 미시세계의 공간이 지니는 어떠한 특징이 이러한 거시세계의 질서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맥스 태거머크의 책에서 우주의 폭발적인 확장을 설명하는 증거로써 우주의 척도불변성이 거론되어 있다. 이는 0.002퍼센트 수준의 양자단위의 요동이 밤하늘의 은하, 은하단, 초은하단으로 증폭되어짐을 설명하며, 빅뱅 이후의 우주공간의 급팽창을 지지하는 수학적 아이디어를 제공한다고 한다. 이미 공간을 복잡계를 통해 이해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근래에는 양자얽힘이 공간을 만들어낸다. 중력이 시공간의 원인이다. 실제공간의 대부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등등의 연구들이 과학의 시험대에 올려지고 있다고 한다.


 이쪽 학문은 벽이 낮으면서도 높다. 이런 마법 같은 세상을 쉽게 말로 설명해주는 수많은 교양서적이 있어 다양한 맛을 체험해 볼 수 있지만, 그 진의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이론과 수식의 벽에 부딪혀 봐야 한다. 수학은 아주 유용한 시뮬레이션 도구이지만, 유용한 만큼 그 벽이 느껴지곤 한다. 아직은 그 벽에 부딪혀볼 엄두가 나질 않지만, 언젠가는 도전해보고 싶다. 참 마법 같은 세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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