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8 [글] 아버지 만신창이가 된지도 모른 채 다시 한 걸음 옮기려 아둥바둥거릴 떄 어떻게 아시고서는 달려와 온갖 귀한 것들과 함께 한 껏 쉬게 하시고는 또 다시 한 걸음 걷게 하신다 2022. 1. 16. [글] 2021년 취미로 써본 소설들 소설을 많이 읽는 편도 아니고, 문학 쪽으로는 재능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작년 초 즈음 갑자기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짤막한 소설들을 쓰기 시작했다. 브릿G라는 매체를 통해 소설을 올려왔는데, 인기는 그닥이다. 주요 독자층은 정현이와 누나 +가끔 친구들. 감사하다. 2021년 한해 동안 써본 소설들을 여기에 모아봤다. 나방파리 학살 사건 (링크) 안양에서 다니던 회사 경험을 토대로 쓴 첫 소설. 안양에서 살던 원룸방에는 나방파리가 자주 출몰했다. 소설의 제목인 나방파리 학살 사건은 실제 있었던 일로 지금도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는 사건이다. 경험을 재료로 써 내려간 소설이라 이틀에 걸쳐 막힘없이 써 내려간 기억이 난다. 그만큼 강하게 몰입했었고, 기억에 남는 글쓰기 경험이었다. 초보 .. 2022. 1. 6. [시] 향기의 실재(實在) 향기의 실재(實在) 실체(實體) 없는 향기는 의미가 없다고 향기로 부터 이어진 실체(實體)로의 욕구는 애먼 향기에 저주를 퍼붓고는 스스로 눈 멀어버린다 왜 몰랐을까 향기는 실재(實在)했으나 실체(實體)는 없었음을 2021. 1. 26. [시] 서른살 - 김정현- 정현이는 가끔 시를 쓴다. 가끔 쓰는 것 치고 참 잘 쓴다. 서른살 -김정현- 봄 여름 가을 겨울의풍경이 눈에 담기기 시작한 때 좋은 인연이 떠나도내 탓이 아님을 인식하기 시작한 때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만주변에 남기 시작한 때 삶이 점점 더 힘들어 질 거라는 걸 인정하기 시작한 때 그 속에서 하루하루행복을 찾아야 숨 쉴 수 있다는 걸 알기 시작한 때 내가 아닌 우리를생각하기 시작한 때 더불어 잘 사는 세상 만들기에앞장 서서 행동을 하기 시작한 때 결과도 중요하지만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때 엄마의 감정을 고스란히 먹고 자라엄마를 지켜줘야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때 사랑하는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에 대해마음의 준비를 시작한 때 이 모든 것을 다 견디고 버텨야 한다는억척스러움이 생기기 시작한 때 2020. 12. 15. [글귀] 피터 매티슨 「인간이 태어난 나무」 한때 나를 불안하게 했던 이 풍경의 위대함이 하루하루 내 안으로 스며들어 무엇을 찾았는지도 모른 채 내가 찾고 있던 것을 찾았다는 이해할 수 없는 느낌을 준다. 피터 매티슨 「인간이 태어난 나무」 2018. 8. 15. [글] 추억 진짜 세상은 '현재' 가장 잘 알 수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아주 어렸을 땐 빨리 나이가 들었으면 하였고, 나이가 들면 어렸을 때를 회상하며 돌아가고 싶어한다. 새 카메라를 사면 새로운 사진을 찍으려고 하고 시간이 지나고 나면 옛 사진을 보고 즐거워하는 것이 이와 같을까 추억은 그 시절의 현실보다도 아름다워 보인다. 2017. 11. 23. [시] 공포 공포 잠에 들기 전 문득 창밖 하늘을 보다가 원인 모를 무거운 공포심에 온몸이 짓눌린다 세상 온갖 이야기들과 관계들에서 벗어나 짙은 보랏빛 하늘을 바라 보자니 그 무한의 공허함에 이 작은 몸이 흩어져 버릴 것만 같은 묵직한 공포가 밀려온다 허나 이 묵직한 공포에서 왠지 모르게 편안함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 지구 속에서 이야기 속에서 관계 속에서 우리가 본디 마주봐야 했던 무한한 공허의 공포를 잊고 살았던 것이 아닌가 잊으려 했던 것이 아닌가 그래서 뭔지 모르게 불편했던 감정이 이제서야 이 밤에 창밖을 보며 밀려드는 것인가 싶다 2017. 7. 29. [시] 오늘 -구상- 오늘 -구상-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속에 이어져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한다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 2017. 7.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