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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CIDOO V87 키보드 저번 키보드 구매가 2022년 8월이었으니.. 1년 반 만에 한 개를 더 사고야 말아버렸네. CIDOO V87. 알루미늄 하우징에 리니어 스위치가 달린 키보드다. 색은 누리끼리한 레트로풍인데, 책상 조명이 누렇다 보니 잘 어울리는 듯 하다. 노브가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으로 보면 빛을 받아서 하얗게 떠서 나오는데, 실제로 보면 은근 잘 어울린다. 우리집 조명이 누래서 그럴지도. 타건감은 많이 좋다. 꺼내자마자 슬쩍 몇 개 눌러봤는데 우와 소리가 났다. 소리를 영상으로 찍어봤는데, 실제로는 약간 더 낮은 피치의 안정감 있는 소리가 난다. https://www.youtube.com/shorts/ai-yH1yEtxQ 일하면서 들리는 키보드 소리에 재미가 쏠쏠하다. 키도 쑤욱쑤욱 눌리는 편이라 피로감도 적다. 와.. 2024. 2. 22.
희화월(염자/크라슐라 오바타/Jade plant) 살리기.. 도와주세요 반년 전 즈음 무인양품에서 풀 하나를 샀다. 姫花月(희화월) 이라는 이름의 풀이었는데, 염자, 크라슐라 오바타라고 부르기도 하고, Jade plant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 같다. 여튼 무인양품에서 이 친구는 흙이 아니라 무슨 스폰지 같은데 꽂혀있었다. 물도 조금 주면 산다고 해서 키우다가, 애가 생기도 없고 자라지도 않고 그냥 살아만 있는 것 같길래 흙화분으로 이사해줬다. 그러고 나서도 계속 비실비실하길래 물을 많이 주지 말랬는데, 3일에 한번 꼴로 열심히 줬다. 그랬더니 계속해서 새싹이 돋아나면서 2단 식물에서 5단 식물로 커 나갔다. 그러던 애가 어느날 갑자기 잎 주변이 시커매지면서 비실비실해졌다. 새싹이 돋아나는 걸 보면서 너무 예뻐했던 지라, 차마 잘라내지 못하고 버텼는데 계속 검은 게 번져나가니.. 2023. 9. 22.
Everything's Alright - To the Moon 얼마 전 정현이와 It Takes Two라는 게임을 즐겁게 하고나니, 문득 예전에 했던 게임인 To the Moon이 떠올랐다. 단순한 인터페이스에 화려할 것 없는 게임이었는데 엔딩 씬에서 오열을 했던 기억이 난다. 리버와 존의 사랑은 왜 그렇게 안타깝고 애절하고 따뜻했을까. Laura Shigihara가 부른 Everything's Alright은 존의 기억이 재구성되는 시점에 나오는 음악이다. 존과 리버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절함을 따뜻함으로 감싸주는 음악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 들어도 그 따뜻함이 온 몸으로 전해진다. 노래의 1절은 존, 2절은 리버의 시점을 이야기 한다. 사랑을 전하는 방식은 서로 달랐고, 끝끝내 각자의 본심은 전해지지 못했지만, 존과 리버에게는 달이라는 매개점이 있었다. 달에서 만.. 2023. 1. 18.
[후기] Logitech Signature K855 무선 기계식 키보드 유튜브에서 기계식 키보드 소리를 듣다가 직접 두드려 보면 느낌이 어떨까 싶어 신주쿠 빅카메라를 방문했다. 진열되어 있는 기계식 키보드는 만엔 부터 3만엔 대 까지 다양했는데, 직접 두드려 보니 만족감이 상당했다. 마제스터치와 리얼포스라는 제품이 유명하다고 하여 두들겨 봤는데 확실히 느낌이 독특하고 중독성이 느껴졌다. 다만, 기계식 키보드는 처음이라 그런지 무엇이 얼마나 좋은지 잘 느낄 정도로 취향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굳이 2~3만엔 대의 제품을 꼭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집에 돌아와서 검색에 검색을 거듭한 결과 Logicool(Logitech의 일본지사)에서 나온 Signature K855에 꽂혔다. 일단 생긴게 깔끔했고, 무선이면서도 기계식 키보드의 타건감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2022. 8. 28.
[삶] 비행기 통로의 규칙 비행기 착륙 후 도크와 연결을 마치고 내릴 때 까지 5~10분의 시간이 있다. 사람들은 이 때 미리 짐을 내리고 미리 통로에 줄을 서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10분 정도 그 좁은 공간에서 벌을 서듯이 다닥다닥 붙어 서있다. 심지어 통로로 진출하지 못한 사람들은 자기 자리 또는 통로에 가까운 위치에 서서 기다린다. 천장에 머리가 닿아 서 있지 못하는 사람들은 무릎을 굽히거나 머리를 숙인 채 최대한 서 있는 시늉이라도 한다. 물론 급한 사람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화장실을 가고 싶거나, 약속에 늦었다거나 하는 사람들은 빨리 내리기 위해 줄을 설 것이다. 단순히 부지런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리기 전 까지 짐을 내리고 통로에 줄을 서는 과정 까지를 미리 해 두고 싶은 사람들일 것이다. 어떤 사람은 남들이 하.. 2021. 10. 19.
[삶] 기본의 중요성 2주 정도 바빠야 했던 시간을 보냈다. 바빠야 했기에 운동도 하나도 못하고 계속 앉아서 작업만 했다. 잠도 늦게 자고 패턴이 꼬였다. 나름 열심히 불태우고 나니 일종의 번아웃이 왔다. 글은 더 이상 써지지 않고, 쓸데 없이 썼다 지웠다를 반복.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무리해서 운동을 했다. 오랜만에 운동을 하니 땀을 비오듯이 흘렸다. 그렇게 1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나니 머릿속이 상쾌해졌다. 놀라운건 그동안 막혀 있던 부분이 씻고 나오니 술술 써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놀라운 경험이라서 이렇게 기록으로 남긴다. 사람인 이상 사람이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을 해줘야 한다는걸 깨달았다. 잠도 잘 자고, 운동도 하고,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다. 집중하면 뭐라도 할 수 .. 2021. 10. 8.
[삶] 근황 - 백신 접종 후기 몇일 전 직장접종이란 경로로 학교에서 백신을 맞았다. 모더나 백신이었는데, 하루 이틀 어깨 근육이 뻐근하고 살짝 열이 난 정도. 그런데, 접종 다음날 오전 원래는 3일간을 예정으로 하던 직장 접종이 긴급 정지되었다는 메일이 왔다. 나는 1일째에 맞았기 때문에 맞을 수 있었는데, 갑자기 중지가 되었다니 무슨일이라도 났나 싶었다. 오후가 되어서야 설명 메일이 도착했다. 1일째에 학교에서 접종한 백신과 동일한 제조단위번호(LOT)의 백신에서 이물질이 발견되어서 조사한 결과 백신 제조 공정 중 기계 접촉부의 마모로 스테인레스 조각들이 혼입되었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후생성(일본의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눈으로 보아 주사액에 변색과 이물질이 보이지 않으면 사용하도 괜찮다는 연락이 있었기에, 접종을 다시 개시.. 2021. 9. 3.
[삶] 마스크 대란의 기억 모든 나라가 그랬었지만, 일본에서도 작년 비상사태 선언 전후로 마스크 대란이 있었다. 한두달 정도 마스크는 어디서도 살 수 없었고, 심지어 휴지와 키친타월마저도 구할 수가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비상사태 선언이 해제된 이후 갑자기 물량이 풀렸다.) 이때 일본의 대기업 샤프가 나섰다. 그 때 치고는 나름 싼 가격 (50개입 한 상자에 3000엔 + 배송료 660엔)에 추첨을 통해 마스크를 공급하겠다는 것이었다. 마스크가 너무 귀했던 시절이라 사람들이 몰려들어 추첨 개시 시간에는 웹 페이지가 먹통이 되기도 했다. 우여곡절 중에 추첨을 신청하고는 연락이 없어 잊고 살았다. 근 1년이 지났다. 잊고 살고 있었는데, 샤프로 부터 메일이 왔다. 추첨에 당첨되었다고. 아직도 대란 시절의 가격 그대로 50개에 4만원.. 2021. 4. 14.
[삶] 전채요리의 의미를 깨닫다 요즘 집에만 있는 날이 늘어나면서, 이전 처럼 삼시세끼를 먹고서는 체중유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저녁에는 쌀을 먹지 말자! 해서, 양상추, 방울토마토, 가지, 파프리카, 호박, 감자, 고구마, 삶은계란 이런걸 먹는다. 오늘도 저녁 메뉴는 양상추, 방울토마토, 삶은계란, 소세지 2개. 메뉴를 보자, 먹기도 전에 배가 고프더니, 역시나. 다 먹고 났는데도 배가 고팠다.. 허전한 마음에 정현이를 봤는데, 같은 생각인 것 같았다. 그래서 짜장범벅을 한개씩ㅋㅋㅋ 근데 놀라운 점은 그냥 보통 때 먹던 짜장범벅과는 그 맛이 달랐다. 같은 짜장범벅인데 한 3배 맛있게 느껴졌다. 깨달았다. 전채요리가 입맛을 복돋는 이유를. 전체 요리는 내 뇌가 " 이것 밖에 안 먹는다고???!! " 라는.. 2021. 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