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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59

[생각] 나라는 모델링 '나'를 가능한 가장 무미건조하게 얘기해보자면 그냥 모델이다. 조금 더 살을 붙여보자면, 들어오는 자극들과 그에 대한 기억들과 그로부터 일어나는 행동들이 정합성을 가지도록 체계화된 모델이다.모든 모델들이 그렇듯, '나' 또한 일관적이고 지속적이어야 한다. 조금씩의 변화나 확장, 때로는 커다란 전환의 시점을 맞이할 수도 있겠지만, 도약을 하려면 디딤발이 있어야 하듯 '코어'가 필요하다. 뒤흔들리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무언가. 그런 것들이 모여 '나'의 재료가 된다.예를 들면 신체소유감 같은 것이 있다. 감각적으로 느끼는 '내부'와 '외부'를 가르는 이 감각은 '나'와 '내가 아닌 것'에 대한 최소한의 물리적 구분을 가능케 한다. 때로는 이 감각이 확장되거나 오류를 일으키기도 하는데, 숙련된 사람이 .. 2024. 5. 18.
[생각] 에고(ego)의 확장 자아라는 것은 절대적으로도 볼 수 있고, 상대적으로도 볼 수 있는 것 같다. 절대적이라는 건 실제 존재하는 나의 물리적 절대적 가치에 집중하는 거고, 상대적이라는 건 내가 맞는 것과 아닌 것을 골라내는 것이다. 결국 '나'라는 것을 더 강하게 느끼려면 둘 다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철저히 내가 아닌 것을 구분해 내려는 그런 사고 방식이 더 강한 자아를 만든다. 자아와 소유감을 섞어서 이야기해도 되는지는 모르겠는데, 신체소유감 같은 감각은 꽤 쉽게 확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마우스와 키보드, 게임패드만 가지고 게임을 해도 충분히 가상 세계에 있는 캐릭터가 된 것 같은 확장을 경험한다. 누군가의 글을 읽거나 이야기를 듣기만 해도 금방 그 사람의 입장에 몰입하는 능력도 있다. 에고의 확장이 '나'의 범주에 어떤 .. 2023. 3. 2.
[감상] 궤도의 '연애의 과학' 아내가 일주일간 출장을 가니 심심하고 외로웠다. 그래서 평소 손을 대지 않던 침착맨 원본 박물관 까지 손을 대어 버리는데.. 무려 8시간 반이 넘는 안될과학 궤도의 '연애의 과학'특강 with 김풍 편이 눈에 들어왔다. 매번 편집본으로도 1~2시간은 여유롭게 넘는 궤도 선생님 컨텐츠의 원본.. 안될과학도 침펄풍도 너무 좋아하기에 TV틀어놓듯이 그냥 틀어놓겠다는 생각에 클릭. 적절히 과학적이고, 꾸준히 웃겼다. 그리 무려 8시간이라는 빌드업을 걸쳐 마지막 나온 궤도 선생님의 결론은 놀라웠다. 어떻게 살아갈지를 고민하지말고 어떻게 사랑할지를 고민해야한다 어떻게 살아갈지를 고민하다 보면 50보는 갈 수 있다. 그런데 그 이상 발을 떼지 못하는 때가 분명히 찾아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을 내딛을 수 있는 이유.. 2022. 10. 3.
[생각] 성장하는 사회, 성장이 멈춘 사회 김상욱 교수님이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이야기를 하는 영상 중에, '과학은 자본주의의 엔진'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자본주의는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성공한 합의이며, 이를 이끄는 것은 미래 자원이 현재보다 훨씬 풍부할 것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믿음'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과학 기술이 계속해서 성공을 이끌었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유지될 수 있었다는 것. 조금 고개를 돌려 생각해보면 조건 없는 '호혜', 보편적 인권에 대한 '믿음' 또한 지속적인 성장을 바탕과 관련한 합의가 아닐까 싶다.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일반화된 호혜의 배경이 되었거나, 혹은 일반화된 호혜의 성공이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는 사회를 이끌었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왜 성장하는 조직에서는 모두가 좋은 사람.. 2022. 6. 22.
[생각] 도시가 되려는 기업과, 기업이 되려는 도시 제프리 웨스트의 의 도시와 기업, 그리고 최근 기업과 도시의 행보에 영감을 받아 쓰는 글. 최근 기업들은 복지를 증진하고, 내부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확립하고,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하고, 창조와 혁신을 외치며, 누구나 일하고 싶은 회사, 그리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한다. 최근 도시들은 기본소득이라는 제도를 시험하고, 각종 지원금으로 다양한 시민들을 부양하며, 시민들이 이뤄낸 창조와 혁신을 동력으로 다시 사람을 끌어모으며, 지속가능성을 도모한다. 이런 기업과 도시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으면, 이 둘이 묘하게 같은 종류의 것으로 보일 때가 있다. 스케일에서 제프리는 기업은 저선형, 도시는 초선형 성장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기업은 생물처럼 죽고, 도시는 영원히 지속된다고 했다. (관련글) 그런데 이 둘은 최근.. 2022. 2. 16.
[생각] 감정의 재현성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애틋함, 고양감, 처연함과 같은 감정들을 마주할 때가 있다. 그리고 삶에서 우연히 경험했던 그 감정들이 이따금 되살아날 때가 있다. 그 감정들은 어떤 음악이거나 어떤 글이거나 어떤 그림이거나 어떤 냄새라거나 하는 모습들로 문득 그리고 강하게 찾아온다. 과학은 자연의 재현성을 설명하는 법칙을 다룬다고 하는데. 인문과 예술활동은 감정의 재현성을 다루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2021. 12. 31.
[생각] 버팀의 미학 버티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내리는 선택이라 생각했는데, 사실은 버티는 것이 전부인 것 같다. 생명력이 탄생하는 곳은 소비가 아닌 버팀인 것 같다. 결국 삶도 80년 버티다 가는 것 아니겠는가. 삶은 Buffer 내지는 완충기로 정의 내리는 것이 옳음직해 보인다. 2021. 12. 20.
[생각] 바꿀 수 없다는 공포 바꿀 수 없는 압력 내지는 공포를 경험했을 때 가장 쉬운 것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며 그것보다 더 쉬운 것은 그것을 부정하는 자들 또는 그것으로부터 소외된 자들을 밀어내는 것이더라 그런데 그러다 보면 놀랍게도 조금 괜찮아지더라 - 드라마 '지옥' 감상문 2021. 12. 10.
[생각] 공허의 언덕을 오르는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말이 있다. 삶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기본의 요건을 충족하고 나면, 그 다음 가장 쉽게 떠오르는 욕망은 보통 사람 처럼 살겠다는 욕망일 것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관찰하고, 나와 비교하면서 보통 사람이 되기 위한 요건들을 그 다음 욕망으로 설정한다. 이러한 욕망의 기저에는 다수는 안전하며 소수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다. 무리에서 벗어나면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보통에서 벗어난 상태에서는 사회가 주는 혜택을 온전히 기대하기 힘들다. 들소는 무리지어 도망치고, 새들은 무리지어 군무를 보이며, 펭귄들은 똘똘뭉쳐 빙글빙글 돌아가며 추위를 피한다. 보통에 대한 욕망은 무리를 형성하는 기본힘으로 보인다. 사람의 경우 이런 보통에 대한 욕망은 실질적인 위험이 없는 상황에 대해서도 .. 2021. 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