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과학원 웹진 HORIZON 김범준 교수님 투고글을 읽고.
최근 발표된 논문으로 척도 없는 연결망에 대한 논쟁에 불이 붙었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나도 척도 없는(scale-free) 연결망이라는 표현을 완전히 이해했다기보다는 알게 모르게 익숙해 진 것 같다. 척도 없는 연결망의 대표적인 성질은 "node가 지닌 이웃의 수(k)와 그러한 node들이 네트워크 속에서 차지하는 비율(P(k))의 거듭 제곱 관계"로 설명된다. 이러한 성질은 프랙탈처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규모(scale)와 관련된 형질도 아니어서 그런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쉬이 와 닿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척도 없는 연결망에 대해 글로 정리해본다.
일반적으로 척도 없는 연결망을 설명할 때면, 연결망 속에서 이웃 수 k를 지닌 node의 비율이 k^-γ의 규칙을 따른다는 합의가 있다. 이렇게 정의된 척도 없는 연결망에선 이웃이 많은 node의 비율은 적지만, 엄청나게 많은 이웃을 갖는다.
이러한 연결망을 생성하는 메카니즘으로 대표적인 것은 바라바시의 '선호적 연결'이다. 이웃이 많은 node에 신규 노드가 유입되는 '선호성'이 존재하며, 이 선호성은 node가 지닌 이웃의 수(degree)에 비례한다.
또, '선호성(attachment rate)'이 degree와 선형적(linear)으로 비례할 시에 척도 없는 연결망이, 저선형(sublinear) 비례 시에는 stretched exponential 분포가, 초선형(superlinear) 비례 시에는 일정 성장 이후 모든 신규 node가 최대 이웃 수를 지닌 node에 붙어 버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사실, '선호적 연결'이라는 정의 자체는 연결망의 구조적 특성을 담고 있지 않다. 바꿔 말하자면, 굳이 연결망이 아니어도 된다. 이웃이 누군지 상관없이 이웃 수에만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 node의 degree 성장은 독립적이고, degree distribution에 대한 평균적 관점의 해석이 가능하다.
'선호적 연결'의 정의 자체에는 구조적 특성이 없지만, network의 성장에 따라 자연적으로 구조적 성질이 발생한다. BA 모델은 허브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데, 이 허브를 중심으로 반경이 좁은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것 또한 특징이다.
이웃 수가 적은 node도 오랜 시간이 흐르면 신규 node 보다 훨씬 많은 이웃을 지닐 것이고, 이는 network 반경이 점점 넓어져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무작위적으로 연결되는 network에 비해 허브를 중심으로 한 응집력이 강하기 때문에 그 반경의 성장은 무작위 네트워크에 비하자면 매우 더디다.
Attachment rate와 degree가 superlinear의 형태로 비례할 때, 최대 이웃 수를 지닌 node에 신규 node가 집중되어 network의 성장이 제한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척도 없는 연결망의 임계적 성질은 network의 성장과 응집의 경계점에 위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네트워크를 성장 시키려는 힘과 그 속에서 응집하려는 힘이라는 팽팽한 긴장 관계가 이끌어내는 현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바라바시의 '선호적 연결' 외에도 척도 없는 연결망을 설명하는 많은 model들이 있는데, 다 알진 못하지만 기본적으로 rich get richer 라는 개념을 토대로 한 model이 대부분인 것 같다.
척도 없는 연결망 관련 이론은 "어떻게 다양한 종류의 네트워크의 degree distribution에서 scale-free의 성질인 거듭제곱 분포가 관찰되는가?" 에 대해 간결한 대답을 제시함으로써 큰 성공을 이루었다. 그래서 가시적인 규모적 관찰이라는 관점 보다 degree distribution의 거듭제곱 분포가 대표적 성질로 제시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다 보니 자연적으로 생긴 degree distribution에 대한 의존성이 최근의 논쟁을 낳았는지도 모르겠다. degree distribution이라는 전체적 관점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그리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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