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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네트워크과학

[논문소개] 수평적 팀이 과학적 혁신을 이끈다?

by 죠옹 2022. 7. 8.

PNAS에 'Flat teams drive scientific innovation'이라는 제목의 간략한 리포트가 올라왔다. 내용이 흥미로워 간단히 정리해본다.

 

우선 흥미로웠던 점은 논문에서 저자들의 역할을 분리한 방법이였다. 개별 논문의 contribution란에서 저자들이 행한 역할들을 link로 엮고, 이를 다수의 논문에 대해 수행한 결과 3개의 클러스터 구조를 발견한다. 그리고 각각의 클러스터의 내용에 따라 Lead, Direct support, Indirect support라는 역할을 결정한다. 

 

이러한 구분에 따라 각 논문에서 Lead 역할을 맡은 저자의 비율이 얼마인지를 계산한다. 예를 들어, 모든 저자(n명)가 주도적으로 contribution을 했다면 L latio는 1 (n/n)이고, 한명만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면 L latio는 1/n이 된다. 즉, L ratio가 높을 수록 더 수평적으로 기여를 한 연구라는 뜻이다.

 

L ratio를 토대로 약 1500만 건의 논문을 조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L ratio가 높은 팀은 여러 아이디어가 조합된 새로운 연구를 하는 경향이 있으며, 오랜 기간 영향을 미치는 논문을 작성한다. 반면, L ratio가 낮은 팀은 기존의 연구들을 발전시키는 방향의 연구를 하는 경향이 있으며, 짧은 기간 동안 높은 관심을 받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L ratio가 높을 수록 주저자는 덜 생산적이고 보조저자는 더 생산적인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반대로 L ratio가 낮은 경우, 주저자는 높은 생산성을 보조저자는 낮은 생산성을 보였다고 한다.

 

결과 그 자체는 어느정도 납득이 간다. 많은 사람들이 contribution에 lead 역할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연구자가 연구의 축이 되는 아이디어를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L ratio가 높아지고, 연구의 novelty도 올라갈 수 있다. 또한 이런 신선한 조합은 새로운 관점이나 방법론을 열 수 있기에 오랜 기간 관심을 받을 확률이 높다. 반면, 소수의 저자가 주도하는 연구는 단기적으로 뚜렷한 목표를 지닌 점진적 연구일 가능성이 높다. 분야의 목적에 맞게 한발자국씩 걸어가는 연구들은 관련 연구자들에게 공유되어 단기적으로 큰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Discussion에도 가볍게 언급되었지만, 이 결과는 혁신을 위해 무작정 팀의 규모를 늘리는 것이 모순적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팀의 규모를 늘리면서 발생할 수 있는 체계화, 계층화는 단기적/점진적 발전에는 유리할 수 있으나, 혁신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는 해석을 내려볼 수 있다.

 

여기서는 팀 내 주도적 역할의 비율로 innovation을 이야기 했지만, 사실 innovation에 점진적 연구는 필수적이다. 개개인 또는 그룹의 창의성을 논할 때 중요한 개념은 집중과 확산이다. 집중과 확산이 반복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나오는 것이지, 무조건적인 확산은 질 낮은 아이디어의 나열에 불과하다. 단순히 L ratio만을 이용한 분석이 아닌 한 분야의 연구가 겪어온 점진적 발전과 혁신적 도약의 다이나믹스를 살펴볼 수 있다면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직의 구조가 수평이냐 수직이냐는 늘 관심이 가는 주제이다. 두 구조의 역할이 분명히 나뉘고, 또 서로가 trade-off의 관계인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어디에 집중해야 할 것인가는 앞으로도 계속 다양한 떡밥이 쏟아져 나올 주제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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