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행위자를 구조적 위치에 따라 거칠게 나눠보면 브로커와 클러스터로 나눠볼 수 있다. 브로커는 클러스터들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 클러스터는 말그대로 어떤 집단(complete network)에 속한 사람이다.
이 두 종류의 행위자는 각각 중요하게 생각되는 이유가 있다.
브로커는 클러스터 사이를 연결하면서 거시적인 정보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클러스터는 정보의 확산의 규모를 빠르게 증가시킨다. Small-world 네트워크에서 6다리만 건너면 대부분 연결된다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이런 브로커와 클러스터의 시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브로커는 Weak tie나 Structural hole이라는 컨셉으로 주목받기도 한다. 다양한 곳으로부터 정보가 도달하니, 유리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취직이나 승진 같은?
한편 클러스터는 '집단'의 컨셉에서 주목받는다. 예를 들면 클러스터 사이에는 신뢰감이 높아거나? 클러스터 내부의 상호작용으로 창의성이나 집단지성이 증가한다거나?
그런데 이 브로커와 클러스터가 함께 있는 것이 네트워크고, 또 네트워크는 가변적으로 변하다 보니, 언제 어디서 어떻게 혁신을 이끌어내는지 알기 힘들다는 것이다.
Network dynamics and its impact on innovation outcomes: R&D consortia in the Dutch water sector 는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시작한 연구다.
이 연구에서는 23년간의 R&D 컨소시엄의 네트워크 데이터를 가지고, 브로커와 클러스터의 Stability-Dynamcis를 관찰해서, 혁신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살펴봤다. Stability라는 개념은 특정 해의 '브로커'와 '클러스터'가 네트워크에 참여한 평균 기간을 나타낸다. 즉, 각 구성원이 네트워크에 오래오래 참가하고 있을 수록 stability가 높다.
이제 각 년도별 브로커와 클러스터들의 Stability를 가지고, 어느 해에 Innovation outcome이 높았는지 비교해 보니, 다음 상황에 outcome이 높다더라는 게 결과다.
- 브로커의 안정성이 높고 - 클러스터의 안정성이 낮다
- 클러스터의 안정성이 높고 - 브로커의 안정성이 낮다
이 둘이 거의 동등하다고 하는데, 브로커들끼리 장기적으로 활동하면서 클러스터가 유동적이거나, 클러스터가 장기적으로 활동하면서 브로커가 유동적이거나, 뭐 이런 식으로 브로커/클러스터의 안정과 변화가 공존한 상태에서 Innovation outcome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둘이 조금 다른 종류의 outcome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흥미로운 결과인 것 같다. 창의력도 분산 페이즈와 집중 페이즈의 transition서 outcome으로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네트워크에서도 집단적인 몰입과 분산(공유) 페이즈에서 outcome이 나오는건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결국 조직의 혁신이라는 것도 모두가 모두 열심히 하기보다는 막 아이디어를 모아서 집중적으로 할 때와, 막 썰을 풀면서 해왔던 걸 공유하는 과정의 반복이라는 걸까. 인과성 까지는 말할 수 없지만, 클러스터와 브로커의 다이나믹스를 보는 이유/방법을 제시하고 outcome과 연관지었다는 점에서 많은 떡밥과 가능성을 던지는 논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네트워크 분야, 특히 소셜네트워크 분야는 결국 그 모호함을 데이터와 실험으로 메꿔가며 발전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런 실증적인 연구들이 반가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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