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계층 구조에 관한 흥미로운을 발견해서 정리. 논문 제목은 다음과 같다.
Human and animal dominance hierarchies show a pyramidal structure guiding adult and infant social inference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2-023-01634-5
사회적인 지배 계층 구조는 갈등 회피(conflict avoidance)와 해결(resolution)을 통해 진화한다고 볼 수있는데, 이 중 지배 계층 구조가 자원에 대한 갈등을 규제한다는 가설이 있다고 한다.
여기서는 가장 작은 단위인 3명 (A, B, C) 사이의 지배 구조를 다루는데, A가 모두에게 지배적인 상황 (A->B, A->C)과 C가 모두에게 지배당하는 상황 (A->C, B->C)으로 지배 상태를 양분해 볼 수 있다. 전자는 지배하는 사람(A)의 수가 더 적으므로 이므로 'Triadic pyriamid', 후자는 지배하는 사람(A, B)이 더 많으므로 'Triadic tree'라고 한다.
그런데 자원에 대한 갈등을 규제한다는 이론에 따르면, Triadic pyramid가 더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왜냐하면, A 혼자 지배하면 A가 자원을 지배해도 B와 C는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 반면, A와 B가 C를 지배하면 자원에 대한 지배력이 A와 B가 동등하므로 얘네 둘이 자원을 두고 갈등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두 개의 태양은 없다' 랄까나.
연구는 사람과 사람이 아닌 동물 집단의 네트워크를 분석해서 Triadic pyramid 구조가 많은지, Triadic tree 구조가 많은지 본다. 이 방법은 기존 traid census, motif 분석과 동기가 비슷한데, 더 자연스러운 관계일 수록 더 많이 나타날 거라는 가설에 기반하고 있다. 결과는 Pyramid 가 승! '두 개의 태양은 없다'였다.
그 다음 연구가 신박한데, 사람이 과연 이런 구조를 기반으로 인간관계를 추론할까? 라는 질문이다. 비슷하게 Transitivity(전이성)에 대한 연구는 꽤 많은데, 예를 들면 A->B, B->C면, 전이성을 기반으로 A->C라는 추론을 하는 식이다. 그런데 과연 이런식의 추론이 Triadic pyramid를 기반으로도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친구 관계와 지배 관계에 대한 정보를 일부 알려준 뒤, 알려주지 않은 관계에 대해 어떻게 추론하는지 물어보는 거다. 이 때 Triadic pyramid를 기반으로 한다면 내릴 수 있는 추론과 Triadic tree를 기반으로 한다면 내릴 수 있는 추론이 달라지는 3가지의 경우를 구성한 후, 사람들이 어떤 추론을 더 많이 내렸는지 비교해보는 것이다. 결과는 마찬가지로 Pyramid의 승리. 그러니까 사람들은 보통 더 소수의 사람이 더 많은 사람을 지배하는 Pyramid의 구조를 통해 관계를 추론한다고 볼 수 있다.
비슷하게 아직 어떤 명시적인 교육도 받지 않은 유아에게서도 실험을 진행했는데, 여기선 말로 평가할 수가 없으니까 동맹과 지배관계를 암시하는 영상을 보여주고, 영상에서 설명하지 않은 지배관계에 대한 추론 영상을 보여준다. 유아는 보통 예상치 못하거나 처리하기 어려운 사건을 더 오래 관찰하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니까 당연히 우월할거라고 추론했는데, 그렇지 않다면 더 오래 그 영상을 본다는 것. 이 경우도 Pyramid가 우세했다. 배우지 않아도 알고 있다는..
종합해보면, 동물도 인간도 원초적인 어떤 소수가 다수를 지배한다는 감각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동물의 경우는 현상은 관찰되었지만 추론 또한 그러한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Discussion 파트에서 흥미로웠던 건, 지배 관계를 빠르게 파악하는 게 생존에 중요하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니까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고 자원을 관리한다는 개념이 교육받지 않고도 갖고 있는 개념이라는 것. 그렇지 않다면 지배관계를 오해석하여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거나 참여하게 되고 생존확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건데.. 음...
공격성과 경쟁능력에 상관관계가 있다면 이런 구조가 더 나타날 수 있다는 논의도 흥미로웠다. 그러니까 더 강한 개체가 계속해서 지배적인 구조를 확장하려고 하고, 이에 성공하면서 Pyramid가 생성된다는 것. 공격성은 높은데 경쟁능력이 낮다면 Pyramid가 많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건데, 그럴싸한 것 같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인지적으로 지배적인 개인에게 더 많이 공감을 하고, 그 사람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데 익숙한 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러니까 Pyramid는 한 사람의 입장만 생각하면 되는데, Trees는 두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야 하니까 불편하다는 것이고, 자원이 어떻게 조절될지 불안하다는 것이다. A가 B를 지배한다면, C도 B를 지배하는 것보다 A가 C도 지배하는 편이 여러모로 생각하기 편할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살다보면 지배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이 전개되는 경우도 많고...
여러모로 흥미로운 논문이다. 특히 Pyramid 구조에 의해 추론할 것인지, Tree구조에 기반해 추론할 것인지 확인하는 실험은 간단하면서도 탁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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