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PD수첩을 보았다. 이미란씨의 사망을 둘러싼 의혹들을 다루고 있었는데, 바로 이미란씨의 남편 방용훈과 자녀들이 그 의혹의 대상이었다. 의혹에서 다루는 전체적인 내용은 방용훈이 조선일보라는 커다란 세력을 등에 업고, 국가 수사기관을 개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했다는 내용이다.
명백한 폭력의 증거와 주거 침입의 증거가 있었으나, 매번 국가 수사기관은 납득이 가지 않는 결과를 내놓았고, 수사에 참가한 사람들은 취재를 피하고 내쫓았다.
또한 이미란 씨 측에서 변호사를 선임하려 하자, 아무도 사건을 맡으려 하지 않고, 맡으면 법무법인이 무너질 수 있다는 이야기 까지 하며, 의뢰했다는 증거까지도 없애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한다.
이미란 씨의 자살에 관련하여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 어떤 사건도 사실 정확한 사실에 다가가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국가의 수사기관이라면, 수사 내용에 있어서 떳떳해야 한다.
10번 물어온다면 10번 정확히 대답할 수 있어야 하고, 10번 모두 판단의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하며, 그에 대한 이의제기에 정확히 대답할 수 없을 경우, 판단을 보류하고 수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변호사들이 특정 세력의 반대편에 선다는 것이 두려워 변호를 거부하는 일 또한 없어야 한다. 그들이 두려워 하는 이유는 암암리에 혹은 대놓고 보복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명백히 폭력이고 적폐다. 이런 인식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로도 굉장히 큰 죄가 있다고 생각한다.
장자연 사건에 대해서도 재수사가 이루어 진다고 한다. 수사기관이 정확한 근거를 제시할 수 없어 무죄판결을 낼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유죄 판결이 내려져 있지 않은 지금 그들에게 죄가 있다고 결론지을 수도 없다.
하지만, 최소한 그 과정과 결과가 납득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었으면, 거대 세력의 눈치를 보며 타협한 결과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살려면 어쩔 수 없지"가 얼마나 돌이킬 수 없는 큰 "악"을 만들어내는지, 이미 2차 세계대전을 통해 경험한 적이 있다. 유대인 학살에 일조한 이들의 증언처럼 "시키는 일을 했을 뿐이다"는 수많은 죄 없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굳이 2차 세계대전이 아니라 이러한 죄악의 형질들은 세상에 만연하다.
개인이 끊임없이 윤리적 고민을 판단의 근거에 두지 않는다면, 그래서 국가 수사기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지금보다 더 안좋아진다면, 이는 돌이킬 수 없는,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는 거대한 문제로 불거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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