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듣고 눈물 나게 좋았던 기억이 있다. 아주 추웠던 겨울이었는데, 하루 종일 밖에서 벌벌 떨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버스에서 들었던 노래였다. 그 때 버스 난방이 다리 쪽부터 뜨끈뜨끈하게 열이 올라왔었는데, 추워 긴장되어 있던 몸이 노곤노곤하게 풀리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 라디오에서 임현정의 '첫사랑'이라는 노래가 흘러 나왔다. 그 때 들었던 이 노래는 내가 그 속에 잠겨버린 것처럼 꿈 같이 황홀했다.
당시에는 노래 제목을 알지 못했는데, 그 후로도 몇 일 동안 계속 그 노래 생각만 났다. 그래서, 몇 일 뒤 조금씩 기억나던 몇 소절로 노래 제목을 찾아냈고, 다시 들어보았다. 여전히 좋은 노래였지만.. 그 때의 그 감동을 다시 느낄 수는 없었다. 다시 이 노래를 통해 그 때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복합적인 상황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정들이 있는 것 같다. 표현하기에도 경험하기에도 복잡한 그런 감정들은 만나기 쉽지 않아서 그런지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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