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해 사는 것은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나도 모르게 왠지 모르게 그렇게 알고 있다. 그런데 보통 최선이라 함은 그 정의 자체가 모호하다. 최선은 최고의 선택과 결정을 위해 생겨난 말이라기 보다 선택 이후의 자신의 만족 또는 합리화를 위한 수단에 가깝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모두들 하는 말이지만 삶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 같다. 살다 보면 최선이라고 생각하던 목표와 결정들에서 벗어나 어느새 차선과 차악이라는 선택이 중첩된 길을 걷고 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는 회피와 타협이 이끈 삶의 모습에 생각보다 꽤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우연이 필연이 되는 것처럼, 차선과 차악은 살다 보니 그게 최선일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 보면 차선과 차악이란 선택 방식에는 그 말이 주는 회피적 이미지와는 다르게 정말 중요한 것에 집중하겠다라는 신념이 담겨있다. 내가 포기해도 될 것들을 정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고, 내가 피하고 싶은 최악의 상황을 알 수 있는 것은 내가 잃고 싶지 않은 것을 잘 알 때 내릴 수 있는 선택이다. 최선보다도 오히려 선택에 있어서 뚜렷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그렇기에 나에게서 중요한 것으로부터 멀어지지 않고, 최악은 피해가며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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