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라는 드라마를 보는 중.
여러모로 나의 아저씨와 비슷하다.
우울한 배경의 주인공. 관찰을 매개하는 장치. 사람들이 모이는 아지트와 술. 어둡고 깝깝하고 벅찬 일들이 펼쳐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진하게 풍기는 사람냄새.
나의 아저씨에서 도청장치가 매개를 했다면, 이번에는 감정워치라는 것이 나온다. 행동이나 생리적 데이터를 읽어서 감정을 알려주는 장치.
비슷하게도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행복을 관찰해 보려 했다. 비슷하게도 파랑색(초록색은 아니지만)과 빨강색으로 부정적 무드를 칠해보려고도 했고, 사람들의 시간들을 시간축으로 나열해 색의 변화를 관찰해 보기도 했다.
7년을 그러고 살았고, 지금도 뭔가 해보려고 뒹굴고 있는데, 그래서 뭘 깨달았냐면.
잘 모르겠다.
그런데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정도.
데이터의 관찰이나 개입은 없던 것을 만들진 못한다. 있던 것들이 없어지거나 있을 수 없는 세상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연결하기.
행복의 방정식은 신의 방정식과 같이 고결하고 깔끔한 게 아닌, 덕지덕지 꾸역꾸역 연결된 축축하고 미지근하고 불규칙하고 복잡하거나 복잡해야만 의미를 갖는 패턴이라는거.
우리는 서로 관찰해야 하고, 관찰당해야 하고, 그래서 어떤 엔진을 돌릴 수 있다는거. 그런 세상을 그리기 위해선 고작 불운하거나 찌질한 사람들의 얽힘 정도면 충분하다는거.
이번 드라마를 보면서, 나의 아저씨 때도 그렇지만, 많은 생각들이 돌고 돌아.
이렇게 글까지 꾸역꾸역 쓰게 만든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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