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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행복

[강연] 행복 관련 강연 정리 & 감상

by 죠옹 2018. 7. 26.

 행복은 정의하기 어려운 애매한 개념이고 수많은 형태를 띄고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상태이다. 난 "사람들이 더 행복해지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있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갖고 살고 있다. 이에 대해 처음 주목한 것은 그런 것이 가능한 "세상" 이었지만, 점점 더 세상을 이루는 "사람"이 중요한 것임을 깨달아 가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내 생각에 영향을 주었던 강연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행복에 관해 연구해온 연구자들의 통찰을 바탕으로 한 강연이므로 저자로 검색하면 관련 논문들을 볼 수 있다(강연은 논문보다 더 거창할 수 있다).




전체적인 감상


 행복은 그 형태는 여러가지이지만 하나의 특징을 갖는다. 우리 모두가 행복한 상태가 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행복을 느끼는 상황은 유지하고자 하고, 불행한 상황은 개선하고자 한다. 이는 행복이 목적을 기반으로 한 보상체계이기 때문이다.

 고로 행복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목적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그래서 행복만을 추구하는 세상은 원래 행복이란 감정이 생겨난 이유로부터 벗어나 그 자체에 중독되게 만들며, 지속가능한 행복한 관계를 망치고 악의 순환고리를 생성한다.

 우리가 옳다고 믿는 것들, 우리가 연결되는 것, 우리가 다 같이 살아가는 것들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이런 목적들은 행복보다도 더 선행되는 개념으로, 우리가 사회를 이룰 수 있었던 힘이며, 우리가 이러한 것들에 행복을 느끼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삶의 목적은 우리를 움직이게 만든다. 강한 목적은 우리가 계속해서 삶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 사회를 이룬 인간에게는 내적인 삶의 목적 외에도 견고한 연결을 위한 외적인 삶의 목적이 존재한다. 그래서 나 자신의 행복과 남의 행복이 양립할 수 있는 연결이 필요하고, 이는 서로의 불완전함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다. 베풀고 받아들이는 마음 속에서 연결이 생성되며, 비난하고 무시하는 과정 속에서 연결이 끊어진다.


 세상은 점점 더 연결이 많아지고 있다. 많은 연결은 우리가 더 큰 세상을 구성하고, 우리의 가능성을 키울 수 있는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우리가 더 취약해 질 수 있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나의 취약점을 인정하고, 상대의 취약점을 포용하며 견고한 연결을 만들어 나가던 예전과는 달리, 서로 더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고, 간헐적으로 다수와 관계를 맺는 형태의 연결로 바뀌어 나가고 있다. 어쩌면, 수많은 연결속에서 현대인들이 느끼는 공허함은 바뀌어 가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과도기적 슬픔일 수 있겠다.




Nicholas Christakis: The hidden influence of social networks


 사회 연결망을 통해 전파되는 것들을 연구해온 크라스타키스는 전염병 뿐만 아니라 비만, 알콜 중독, 행복까지도 사회 연결망을 통해 전파될 수 있음을 연구를 통해 밝혀가고 있다. 사회 연결망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시스템 중심의 사고방식이다.


  https://www.ted.com/talks/nicholas_christakis_the_hidden_influence_of_social_networks




Mihaly Csikszentmihalyi: Flow, the secret to happiness


 Flow theory를 창시한 분이다. flow란 몰입 상태를 의미하는데, 적정한 도전 정신과 그를 이룰 수 있는 능력(스킬)이 충족되었을 때 사람들은 몰입 상태를 경험하며, 그 때 시간이 빨리 흐르고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끼는 상태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https://www.ted.com/talks/mihaly_csikszentmihalyi_on_flow




Dan Gilbert: The surprising science of happiness


 고민을 많이 한 후의 선택이 더 부정적일 수 있음을 실험을 통해 밝힌 연구자다. "세상에 좋고 나쁨은 없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만 있다"라는 셰익스피어의 말을 인용하며 행복을 바라보는 관점이 내 자신에 있음을 주장한다. 우리의 감정을 잘 다스린다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지만, 끌려간다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람 중심의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다.

 강의 마지막 구절에 아담스미스의 말을 인용하며 인상적인 이야기를 한다.

인생이 비참하고 무질서해지는 까닭은 선택한 것과 포기한 것의 차이를 과대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좋은 것이야 있겠지만 지나친 열정으로 인해 신중함이나 공정함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거나, 과거 실수에 대한 부끄러움, 잘못에 대한 후회로 마음의 평화를 잃을 만큼 가치 있는 것은 없습니다.


  https://www.ted.com/talks/dan_gilbert_asks_why_are_we_happy#t-1248645




Emily Esfahani Smith: There's more to life than being happy


 행복을 추구하는 삶 속에서 사람이 불행해질 수 있다는 주장을 한다. 행복감보다 더 중요한 삶의 의미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하며 이러한 삶의 의미에 소속감/삶의 목적/초월성(좀 더 높은 현실을 경험하는 감각)/스토리텔링 이란 4가지 기둥이 있음을 주장한다. 

 행복한 삶을 위해선 행복 그 자체가 아닌 삶의 의미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이야기로 "행복"만을 생각하던 내 생각의 큰 전환점이 된 강연이다.


  https://www.ted.com/talks/emily_esfahani_smith_there_s_more_to_life_than_being_happy




David Eagleman: Can we create new senses for humans?


 행복과는 좀 거리가 있는 강연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새로운 감각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인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우리가 보고 느끼는 세상은 우리의 감각들과 그를 처리하는 뇌에 의해 구성되며, 새로운 감각을 통해 기존의 인지적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세상을 느끼고 인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강연에서는 센서와 액츄에이터를 이용한 "감각"들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좀 더 나아가자면 투명성/공평성/신뢰 등과 같은 사회자본을 인식할 수 있는 세상과 그렇지 않은 세상에 대한 이야기로도 해석할 수 있다. 새로운 인식은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


  https://www.ted.com/talks/david_eagleman_can_we_create_new_senses_for_humans




Ingrid Fetell Lee: Where joy hides and how to find it


 색과 모양과 즐거움의 관계에 관한 강연이다. 색과 모양처럼 아주 기본적인 요소에도 근본적인 우리 삶의 목적(본능)이 관계되어 있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환경을 구성함으로써, 환경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달라지고 우리의 삶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https://www.ted.com/talks/ingrid_fetell_lee_where_joy_hides_and_how_to_find_it?utm_campaign=social&utm_medium=referral&utm_source=facebook.com&utm_content=talk&utm_term=social-science#t-705173




Andrew Solomon: Depression, the secret we share


 강연자는 실제로 우울증을 겪은 사람이다. 그는 우울증이 어떠한 병인지, 그리고 우울증을 회복해 간 이야기, 자신이 찾은 해법을 이야기해준다. 궁극적으로 그는 슬픔을 이기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는 아직도 슬픔이 밀려오는 날이 있지만, 슬플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이 필요한지 안다고 한다. 

 솔로몬은 우울함의 반대는 행복이 아닌 활력이라고 한다. 그리고,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것,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 자신을 움직이게 만들고, 삶에 애착을 가지게 한다고 한다.


  https://www.ted.com/talks/andrew_solomon_depression_the_secret_we_share




Wendy Suzuki: The brain-changing benefits of exercise


 신경과학을 연구하던 강연자는 운동을 통해 자신의 뇌가 활성화가 됨을 경험하고 나서, 자신의 분야를 바꿔 운동의 중요성을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운동은 뇌를 활성화 시켜 집중력과 민첩성을 개선하고, 뇌질환으로부터 뇌를 보호한다고 한다. 

 마지막에는 뇌를 활성화 시키는 운동을 다같이 하며 끝나는 유쾌한 강의ㅎㅎ


  https://www.ted.com/talks/wendy_suzuki_the_brain_changing_benefits_of_exercise#t-414242




Lisa Feldman Barrett: You aren't at the mercy of your emotions - your brain creates them


  우리는 감정의 지배를 받는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의 뇌는 본능과 경험을 통해 감정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경험과 훈련을 통해 감정을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제어할 수 있으며, 같은 상황에서도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는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을 시사하는데, 감정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쉽게 화를 내거나 불안감에 일을 망치고도 감정이라는 절대적 요소를 핑계로 대곤 하는데, 감정은 절대적 요인이 아닌 우리가 만들어낸 형상이라는 점은 우리에게 조금 더 책임감을 부여한다.

 는 강연이다. 감정에 대한 시각이 나로썬 새롭고 재미있던 강연이다.


  https://www.ted.com/talks/lisa_feldman_barrett_you_aren_t_at_the_mercy_of_your_emotions_your_brain_creates_them?language=en




Brene Brown: The power of vulnerability


 사회복지사로써 경력을 쌓았던 강연자는 사람들간의 "연결"을 이해하고자 했다. 그리고, 연결을 연구를 하던 중, 자기 자신으로부터 연결을 끊는, 때로는 완전한 단절을 만들어내는 "수치심"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수치심은 "취약성"에 기반한다.

 강연자는 수치심을 없애고자 여러가지 시도를 한다. 그리고는 완전히 실패한다. 수치심을 없애고 감추려고 하는 것은 더 큰 수치심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속된 연구를 통해 자신이 가치가 있다고 믿으며, 주변 사람들과 견고한 관계를 지닌 사람에게는 자신의 취약성을 이야기할 "용기"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사람들은 자신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솔직히 이야기 할 수 있으며, 자신의 불완전함 그리고 상대편의 불완전함을 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절대적인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도 남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는 용기 또한 있다. 결국, 수치심은 연결을 끊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드러내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더욱 더 견고한 연결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수치심이 연결을 끊는 세상은 "취약성"이 정말로 취약한 세상이다. 드러내면 공격 받는 세상이다. "연결"이 많아진 세상에서 취약성은 곧곧에 도사리고 있다. 만남/헤어짐, 사랑/이별, 고용/피고용 등등 모든 세상사에서 우리의 취약성은 수치심으로 이어지고 단절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취약함을 감추고 완벽한 것처럼 보이려 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허나 이런 행위는 견고한 연결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에 대한 해법으로 취약성을 마비시키는 방법을 선택한다. 취약성/비통/수치심을 느끼고 싶지 않아 행복을 느끼는 다른 길을 추구한다. 남을 비난하고 맥주를 마시고 머핀을 먹고 심지어는 마약을 하기도 하는 방식으로 우리의 취약성을 마비시킨다. 하지만, 우리는 선택적으로 나쁜 감정만 마비시킬 수 없다. 이러한 마비, 회피는 행복/감사와 같은 긍정적 감정 또한 마비 시킨다. 그리고 그 결과로 발생한 부정적 순환고리는 상황을 점점 더 악화 시킨다.


 라는 강연이다. 수치심이 문제인데 수치심를 없애는 것이 아닌 수치심을 인정하고 공유하는 것이 문제의 해결 방법이라는 것은 참 인간적이며 공감 가는 내용이다. 그래서 내용을 이해하는데 노력이 필요했다(이것만 글이 긴 이유ㅎㅎ). 


  https://www.ted.com/talks/brene_brown_on_vulnerability?referrer=playlist-when_you_re_having_a_hard_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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