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과 프랙탈이라니 참 어울리지 않는 둘의 조합이 3Blue1Brown에 올라왔는데, 통찰이 인상깊어 글을 남겨본다.
수치해석법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에는 뉴턴법이 있다. 함수의 해를 찾기 위해 함수의 접선을 이용하는 방법인데, 그 때 그 때의 기울기가 해를 가르키는 방향을 향해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해에 다가갈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해가 많은 함수의 경우, 뉴턴법은 초기 탐색 지점에 따라 탐색 결과가 달라진다. 만약 해가 x1, x2라면 탐색을 시작하는 위치에 따라서 x1을 발견할 지 x2를 발견할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 때 초기 탐색 공간(복소수 평면)이 각기 어떤 값으로 수속되는지를 색으로 나타내어 분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뉴턴법의 프랙털은 바로 이 공간에서 3차 이상의 다항식의 경우에 발견된다.
이 공간에서 경계선 조건은 굉장히 센시티브 하다. 경계선의 안과 밖에서 최종적으로 수속하는 해가 달라진다. 이 말인 즉슨 이 경계값을 중심으로 각 해를 향해 움직이려는 힘이 대립하고 있고, 경계선을 넘냐 안넘냐에 따라서 그쪽으로 끌려가게되는 것이다.
해가 3개 이상인 경우, 이 민감한 경계선은 3개 이상의 해를 향한 힘을 지니게 된다. 즉, 하나의 경계선에서 3개의 값을 향해 탐색이 이루어진다. 이는 2차원 복소공간의 경계선이 3개의 값을 포함해야 하는 상황을 만든다. 원래 경계선은 안과 밖이라는 2개의 구분을 지을 수 있는 개념이기 때문에, 3개의 값을 구분해 낼 수 없다.
그래서 등장하는 구조가 프랙털이다. 프랙털은 무한히 구조가 반복되며 사이 차원을 형성할 수 있다. 그러므로 프랙탈은 3개의 값이 경계선에 포함될 수 있는 공간 구조를 형성한다.
분명 수학적인 내용만을 다룬 영상이었지만, 생뚱맞게 다른 쪽에서 영감을 받았다. 안과 밖을 구분 짓는 경계선은 항상 민감한 지역이다. 이 지역에 두개 이상의 해가 존재할 경우 경계선은 무한히 반복하는 공간의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다양한 해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존해낸다.
사람도 나와 남, 우리와 너희 라는 2차원적 경계선을 기준으로 살아가지만 수많은 (어쩌면 인구 수 만큼의) 해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나의 자아가 형성되는 지점은 오롯이 내 자신인 지점 보다도 민감한 경계선에 기반하는 경우가 많다. 해가 많은 문제에 있어서는 특히 그렇다.
내 자아가 더 풍부해지기 위해서는 이 경계선을 잘 디자인 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경계선이 너무 엉성해도 힘들겠지만, 너무 단순해도 재미없을 것이다. 어쩌면 자아란 끊임 없이 경계선을 분할해 나가는 프랙털 구조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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