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밴은 게임용어인데 쉽게 말하면 특별한 이유 없이 게임 계정이 정지된 경우를 말한다.
반년 정도인가. 오버워치2라는 게임을 정말 미친듯이 했다.
그리고 얼마 전 갑자기 계정이 영구정지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혹시나 계정이 해킹 당했나 싶어 접속기록을 보니 수상스러운 접속기록도 없고, 핵을 사용한 적도 없다.
욕설이나 방해행위도 없었다. 채팅은 아예 사용하지를 않고, 잘 보지도 않는다.
그런데 왜 계정이 영구적으로 폐쇄되었냐..?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여러 가지 행동이 지속적으로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당사의 운영 정책을 위반하고, 플레이어들에게 용인할 수 없는 불이익을 초래하는 행동입니다"
이게 모든 설명이다.
어이가 없어서 항소를 했는데, 제재의 이유를 링크로 걸어줘서 들어가봤더니 게임 내 행동 강령 페이지 전체가 나온다. 진지하게 다 읽어봤는데 어디를 위반했는지 감도 안온다.
이런 걸 위양성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거짓인데 참이라고 판단해 버리는 경우다. 모든 데이터를 다루는 직군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 자체로 잘못되었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영구정지는 강력한 제재수단이다. 핵을 사용하는 유저들이라면 당장 정지시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면 안되니, 강력한 제재의 필요성에는 이해한다. 하지만 그 판단이 틀렸다면? 이걸 얼마나 의심하는지가 제재의 당위성을 결정한다.
블리자드의 대응은 본인들의 판단 프로세스에 따라 일단 정지시킨다. 그리고 아무리 항소를 하든 매크로로 범벅된 의미 없는 답변만 되풀이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유저는 복구를 포기한다.
찾아보니 나처럼 억울한 유저들이 많다. 그나마 복구에 성공한 유저들이 가끔 보이는데, 그마저도 제 3기관인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한 압력 하에 어쩔 수 없이 해제해 준 경우이다. 어쩔 수 없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미안하다는 의사를 전달하지 않으며, 여전히 의심스럽지만 확신할 수는 없으니 풀어준다는 식의 답변을 받기 때문인데, 이마저도 들을 수 없는 경우, 그러니까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는 답변을 하되 유저에게는 알리지 않아 나중에 접속해보니 제재가 해제되어 있다는 경우도 존재한다.
블리자드 내부의 소통체계가 상당히 의심스럽다. 보통 이런 경우 기술 중심의 제재팀이, 항고를 처리하는 지원팀 사이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지원팀은 정말 매크로 답변 외에는 답변하거나 처리할 방법이 없는 거다.
사내 이슈관리에서 무고밴은 핵쟁이들보다 우선순위가 낮을 가능성이 높다. 무고밴 유저는 일단 블리자드 측에서는 고객이 아니라 범죄자다. 항소에 항소를 거듭하고, 억울함을 호소해야 겨우겨우 그 중에 소수만이 무고의 '가능성'을 인정 받아 겨우겨우 그런 사람들도 있다는 인식 정도가 블리자드의 인식일 것이다.
그러니까 무고밴 유저들도 개인 플레이 말고 모여서 공론화를 해서 저 정책을 뜯어고칠 빌미를 마련했으면 좋겠는데... 딱히 방법도 모르겠고, 그럴 체력이나 열정도 부족해 이렇게 글로나 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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