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많이 풀렷다. 이제는 차기보다는 시원함에 가까운 가까운 공기가 느껴진다. 저녁을 먹기 위해 잠시 외출하였을 때, 이러한 공기를 맞으며 걷다가 불현듯 삿포로에서 자전거를 타며 맞던 그 공기의 기억이 생생히 되살아났다.
이렇게 가끔은 전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옛 기억 속으로 깊숙히 빨려 들어가곤 한다. 그리곤 딱히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아련한 오래된 감각을 만끽하곤 한다. 한순간의 소소한 일상의 감각이 이렇게 완벽한 형태로 내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다니 참 놀라운 일이다.
삿포로에서는 참 바쁘게 보냈었던 것 같다. 여기 저기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내 나름의 논리 속에서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많이 고민했었다. 요즘이라고 고민하지 않는 건 아니다. 잘 산다는 게 뭘까, 행복이 무얼까 매일 같이 되뇌인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엔 내 속에 정답을 두고 살아가는 편이었는데 요즘엔 다른 답도 있을 수 있음을 그것도 필요한 것임을 인정해 나가고 있다. 융통성이 생긴 만큼 추진력이 떨어진 것 같긴 하다. 차라리, 정답을 정해두고 사는 편이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조금은 융통성을 두기 시작했지만, 예전부터 정해온 융통성 없는 좌우명은 아직도 굳건히 지켜지고 있다. 예전부터 "은혜랑 복수는 확실히 갚자"는게 내 좌우명이었다. 아직은 괜찮은 좌우명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살다 보면 이 좌우명에도 변화가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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