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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나의 아저씨'를 봤다

by 죠옹 2018. 10. 26.

 이 드라마는 굉장하다.

 

 이 드라마에는 요즘 세상의 온갖 종류의 불행들이 몽땅 등장한다.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불행들을 껴안고 살고 있다. 그런데 괜찮다. 처음 몇화를 보고 갑갑했던 마음이 어느새 갑갑하지 않다.

 불행이 해결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불행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갑갑하지 않다. "관계"를 인식한 순간 불행은 불행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불행하지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종류의 행복이 느껴진다.

 

 보통 우리가 세상 속에서 느끼는 행복은 주로 사건 중심, 물질 중심인 것 같다. 어떻게 보일까 걱정하는 마음에 자신의 취약함을 감추고, 자신의 우월한 부분을 계속해서 드러낸다. SNS에는 행복해 보이는 사진들이 올라오고, 사람을 만날 때는 자신이 행복한 사람인 것처럼 포장한다. 요즘은 이렇게 관계를 맺어간다.

 

 이 드라마에서는 온갖 취약한 점들이 공유된다. 그리고 이해되어진다. 이러한 관계는 불행을 같이 이겨낼 힘을 만들어낸다. 불행 속에 있지만, 불행하지 않다.

 삶에는 행복도 불행도 있다. 우리는 행복해지고자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제어 하에 있지 않다.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 수 없다. 중요한건 이겨낼 수 있는가, 혹은 이겨내고 싶은가의 문제이다.

 

 이 드라마는 관계의 중요함이 잊혀져 가는 사회에서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정말 멋진 작품이다. 관계자들에게 고마울 정도이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우울하지 않음을 느끼는 신기한 마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드라마의 OST들 또한 좋다. 특히, 메인 OST인 '손디아-어른'은 그 비하인드 스토리 마저 좋다. 손디아는 본인의 앨범 보다는 가이드 녹음 작업 등을 통해 활동하던 가수라고 한다. 손디아의 가이드 녹음을 들은 감독이 굳이 다른 가수 찾지 말고 직접 작업해보자고 해서 본인의 곡으로써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훈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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