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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관계의 과학 - 김범준

by 죠옹 2020. 3. 12.

 복잡계 개론, 전체를 보는 방법, 스케일에 이어 복잡계 관련으로 읽는 4번째 책 김범준 교수님의 '관계의 과학'.

 이전에 나온 책 '세상물정의 물리학'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제목에 더 끌려 이 책을 먼저 읽기로 했다.


 이전 책들과는 다르게 이 책의 호흡은 아주 빠르다. 문장이 짧고, 간결하며 군더더기가 없어 읽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몰입 된다.

 또, 단순히 연구를 통해 알아낸 사실을 소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연구 방법 자체에 대한 소개가 꽤 자세하다. 자세하지만 어렵지 않게 짧고 간결하게 요점이 전달된다. 연구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는 책이다.


 아직 중간 정도 까지 밖에 읽지 못했지만,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 옮겨 적어본다. 책 내용 대부분은 연구 내용을 기반으로 소개가 이루어 지지만, 이 부분에서는 개인적인 의견이 담겨있다. 그런데 그 개인적인 의견이 참 재미있다. 

 개미 연구를 통해 얻은 통찰을 복잡한 일을 설계하기 위한 방법론으로써 적용한 글이다.


146-147p

  개미 집단을 기업 전체로 비유해보자. 기업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와 성과에 도달하는 길은 무척 복잡하다.

 목표에 도달하는 복잡한 과정을 단순한 업무의 연결사슬로 치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점은 우리가 개미에게서 배울 점이다. 현대 사회의 복잡성에 대처하는 효율적인 방법이 어쩌면 단순성일 수도 있다. 물론 1차원 직선을 따른 업무의 연결사슬은 앞에서 이야기한 '회복성'을 헤친다. 개미가 하듯이, 구성원 하나의 실패가 전체의 실패로 이어지지 않도록 연결의 사슬을 설계하는 것이 좋다. 즉, 구성원 혹은 업무의 연결사슬은 '실패'를 가정하고, 일부가 실패해도 전체는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좋다.

 게으른 개미가 일종의 예비 노동력으로 확보되어 있는 개미 집단에서 배울 점도 있다. 업무가 실패했거나 새로운 업무가 발생할 때, 당장에라도 새로 투입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려면, 평상시 각자의 업무부담이 과도하지 않아야 한다.

 또, 사슬을 구성하는 구성원의 자율성도 중요하다. 개미는 그때그때 딱 정해진 일을 하지 않는다. 주변의 정보를 취합해 그에 가장한 적절한 행동을 할 뿐이다. 주변 정보가 변했는데도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구성원은 전체의 효율성을 낮춘다는 것을 개미 집단은 보여준다. 자율성을 가진 구성원은 주변의 구성원으로부터의 정보에 기반을 두어 자기조직적인 일처리를 할 수도 있다. 과도한 중앙의 개입은 관리비용을 높이고, 자율성을 해쳐, 전체 조직에 해를 끼칠 수 있다.


148p

... 사슬을 구성하는 단순한 목표는 내가 가진 능력의 일부분만을 투입해도 성취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좋다. 외부 환경의 변화로 간단해 보였던 목표가 성취하기 어려운 목표로 변하는 경우라도, 적응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된다.

... 개미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은 단순성, 자율성, 적응성이다. 그리고 적당한 여유의 중요성도 함께 가르쳐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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