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

[감상]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제1부 '돈은 빚이다'

by 죠옹 2020. 4. 8.

 경제에는 전혀 관심 없이 살아왔다. 일을 하면 대가로 돈을 받고 저금하고 뽑아 쓰고. 이게 내가 아는 경제 생활의 전부이다. 그런 내가 딱해서인지..ㅎ 요즘 부쩍 유튜브에서 나에게 경제 관련 채널을 추천해준다. 30대가 많이 보니 추천해주나.


 그 중 보게 된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총 5부작인데 1부를 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글을 남겨본다.


 1부 제목은 '돈은 빚이다' 이다. 다큐멘터리를 보면 대부분의 돈은 실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은행은 실제 가진 돈의 10프로만 갖고 있어도 된다는 정부와의 약속(지급준비율) 하에 나머지 90프로의 돈을 대출해주고 이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이렇게 돈이 돌고 돌며 은행에 들어가면 은행은 시중에 도는 돈을 그 때마다 190% 증가 시킨다.


 돈이 수많은 은행을 돌고 돌 수록 시중에 도는 돈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실제 돈, 즉, 중앙은행이 발행한 화폐를 아득히 초월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돈이 '신용'이라는 이름 하에 돌고 도는 것이다.


 문제는 돈이 돌 때 발생하는 특성이다.

 사람들에게 돈은 실제 가치 이상의 가치가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생산 활동을 함에 있어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물고기를 잡기 위해 배가 필요하고,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건물이 필요하고, 인건비가 필요하다. 그래서 돈이 한쪽으로 이동할 때, 즉 돈을 빌릴 때는 원금 이상의 이자를 돌려줄 것을 약속한다.

 예를 들어 은행이 10000원씩 3명에게 나누어주고 이자를 1000원으로 책정했다고 하자. 현재 돈의 총량은 3만인데 모두가 이자를 상환하기 위해서는 3만 3000원의 화폐가 필요하다. 그래서 경쟁이 발생한다. 누군가는 이자를 상환하고도 돈이 남는 반면 누군가는 원금도 상환하지 못하고 도태된다. 이는 이자의 비율이 크면 클 수록 가속된다.


 이는 은행이 뻥튀기 한 돈과 더불어 더 큰 문제를 낳는다. 은행에서 뻥튀기 되 돈은 이자와 버무려져 엄청나게 많은 돈의 총량을 요구하게 된다. 이는 치열한 경쟁과 일부 약자들의 도태를 가속화 시킨다.

 그래서 중앙은행은 돈을 계속해서 찍어낸다. 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돈의 총량은 증가하며, 돈의 절대적 가치는 하락하고, 물가는 오른다.


 이렇게 형성된 통화 시스템은 현재 가장 성공한 시스템이며 안정적으로 보이나, 그 위기는 신용과 뻥튀기 된 돈에 있다. 신용을 담보로 뻥튀기 되어 유통된 돈들은 신용이 흔들리는 순간 실제 돈으로 전환될 것을 요구 받는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이것을 의자뺏기게임에 비유했는데, 노래가 흐르는 동안은 모두가 춤추며 노래하지만 노래가 멈추는 순간 치열한 의자(실제 돈)을 뺏기 위한 싸움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와 중앙은행은 노래가 계속 흐르도록 금리를 조율하고, 돈을 찍어냄으로써 돈이 계속 돌 수 있도록 유도한다고 한다. 이것이 실패하면,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같은 위기가 찾아온다고 한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돈의 흐름을 보니 생명체가 생각난다. 돈의 흐름에 관해서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 같다고 표현하는 글을 어디에선가 읽은 적이 있는 거 같기도 하다. 생명체는 에너지의 유입을 필요로 한다. 에너지가 유입되지 않는 환경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 왜냐하면 생명체는 에너지를 소비하여 국부적으로 엔트로피를 감소시키며 그 형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돈의 흐름이 계속해서 새로운 돈의 유입을 필요로 한다는 대목은 생명체를 생각나게 하는 대목이었다. 돈이 순환하는 계는 계속해서 돈의 유입을 요구하며 계의 형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통화 시스템은 개개인에게 경쟁이라는 동력을 부여하며, 이 치열한 경쟁은 성공적인 계의 형태에 기여한다. 생명체의 본질이 경쟁 속에서 연마 되었음을 감안해보면, 경쟁 사회 속에서 탄생한 통화 시스템의 생명체적 성질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만약 돈의 발생 과정이 조금 달랐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이자가 없는 세상이었거나, 오히려 조금만 갚아도 되는 세상이었다면? 돈이 순환하는 계에 돈의 유입이 필요 없었거나, 돈이 남는 세상이었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이자를 상환하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경쟁이 감소하고 인류의 발전 속도는 더디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 세상은 치열한 경쟁 속에 빠른 발전 속도를 만들어낸 세상에 의해 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자본주의는 사람을 위한 세상과 시스템을 위한 세상의 중간 지점에 있는 것 같다. 성공적인 시스템으로 사람들에게 편리한 삶을 제공하지만, 그와 함께 경쟁이라는 경사면 또한 제공한다. 어쩌면 이런 치열한 중간 지점이 정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 어느 쪽도 만족할 세상에 대한 기대심도 든다.

 전염병, 기후/환경문제와 같은 범지구적 이슈가 떠오르고 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물이 오염되면 식용수를 만드는 공장을 만든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인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고민이 자본주의 속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혹은 인도적인 측면으로 돈의 유입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러한 방향의 노력이 자본주의에서 요구하는 경쟁 체제에서 상위에 위치할 수 있을까?


 너무 세상 물정 모르고 살았던 것에 반성하며, 할 수 있는 선에서 공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정말 강력 추천!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제1부 돈은 빚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0LYMTsj_eqc&t=1255s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