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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서른살 - 김정현-

by 죠옹 2020. 12. 15.

 정현이는 가끔 시를 쓴다. 


 가끔 쓰는 것 치고 참 잘 쓴다.

 



서른살

                                  -김정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풍경이 눈에 담기기 시작한 때


좋은 인연이 떠나도

내 탓이 아님을 인식하기 시작한 때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만

주변에 남기 시작한 때


삶이 점점 더 

힘들어 질 거라는 걸 인정하기 시작한 때


그 속에서 하루하루

행복을 찾아야 숨 쉴 수 있다는 걸 알기 시작한 때


내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기 시작한 때


더불어 잘 사는 세상 만들기에

앞장 서서 행동을 하기 시작한 때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때


엄마의 감정을 고스란히 먹고 자라

엄마를 지켜줘야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때


사랑하는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시작한 때


이 모든 것을 다 견디고 버텨야 한다는

억척스러움이 생기기 시작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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