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본성은 선하다는 주장을 담은 책. 흥미로운 점은 지금까지 인간의 본성이 악하고나 이기적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된 사건과 실험들을 그 반대편에서 재조명한다는 점이다.
짧게 나름대로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인간이 악하다고 믿기 때문에 잃는 선의 효과는, 선하다고 믿기 때문에 받는 악의 피해보다 크다."
특히, 인간이 악하다고 믿기 때문에 잃는 선의 효과에 대해서는 특정 집단, 자본 또는 권력과도 같은 탐욕에 비롯한 메신저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하다고 믿기 때문에 얻는 선의 효과가 있음을 알고, 이 때 받는 악의 피해가 생각보다 크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다양한 근거를 끌어와 주장한다.
전반적으로 저자의 주장에 공감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아쉬웠던 점은 '믿자' 라는 주장에서 끝났다는 점이었다.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는 인간이 악하다고 믿게 되는 다양한 메커니즘들에 대해, 이러한 맹목적인 믿음의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남는다. (정말 문자 그대로 맹목적이라면 성공할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에서 종교가 행해온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믿음의 성공여부는 규모와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관련해서 책의 다음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자신의 관대함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어떻게 폭포처럼 흘러가는지 보지 못한다.이것은 다른 사람 수십 명 어쩌면 수백 명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물론 책에서는 다른 주장을 위해 쓰여진 글이지만, 현대 사회의 '관계'가 이루는 구조에서 선함의 영향력이 자신에게 바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은 '믿음 전략'의 성공여부를 가를 수 있다. 관계의 규모가 커질 수록 더욱 그렇다. 물이 많을 수록 냄비가 끓을 때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것 처럼 말이다. 물이 끓을 때 까지 사람들이 '믿음'을 버텨낼 수 있을까.
한편으로는 선한 영향력이 전파되는 것 처럼, 악한 영향력도 전파된다는 문제도 있다. 어떠한 사회 구조에서 선함의 전파력이 강해지고, 악함의 전파력이 약해질 수 있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근거를 끌어모아 인간 본성이 이기적이라는 현 시대의 완고한 관점을 흔들었다는 점 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독서 경험이었다.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가타카 (Gattaca, 1997) 줄거리/리뷰 (스포) (0) | 2021.06.01 |
---|---|
[책] 진보와 빈곤 - 헨리 조지 (알릴레오 북's) (2) | 2021.01.02 |
[영화] 그녀(Her) 2013 줄거리/리뷰 (스포) (0) | 2020.12.29 |
[책] Blueprint - Nicholas A. Christakis (0) | 2020.11.02 |
[책] 스케일 ; 1/4 지수 (0) | 2020.09.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