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전 즈음 무인양품에서 풀 하나를 샀다.
姫花月(희화월) 이라는 이름의 풀이었는데, 염자, 크라슐라 오바타라고 부르기도 하고, Jade plant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 같다.
여튼 무인양품에서 이 친구는 흙이 아니라 무슨 스폰지 같은데 꽂혀있었다. 물도 조금 주면 산다고 해서 키우다가, 애가 생기도 없고 자라지도 않고 그냥 살아만 있는 것 같길래 흙화분으로 이사해줬다.
그러고 나서도 계속 비실비실하길래 물을 많이 주지 말랬는데, 3일에 한번 꼴로 열심히 줬다.
그랬더니 계속해서 새싹이 돋아나면서 2단 식물에서 5단 식물로 커 나갔다.
그러던 애가 어느날 갑자기 잎 주변이 시커매지면서 비실비실해졌다. 새싹이 돋아나는 걸 보면서 너무 예뻐했던 지라, 차마 잘라내지 못하고 버텼는데 계속 검은 게 번져나가니까 어쩔 수 없이 위의 2단을 잘라냈다.. 진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잎 주변이 검게 변하는 건 물이 많아서 썪는거라더라. 그래서 물을 안줬다. 그렇게 몇 주 지나니까 잎이 쭈글쭈글해졌다. 잎이 쭈글쭈글해지면 물을 달라는 신호라는 걸 어디서 본 기억이 나서 물을 줬다.
그랬더니 다음날... 이모습이다.
이미 잘라낸 부분이 말려들어가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이제 저 윗 부분도 잘라야 될 운명인 것 같다. 2단에서 시작해서 5단 까지 자랐는데.. 저 잎까지 잘라내면 다시 3단으로 복귀한다..ㅠㅠ
왜 쭈글쭈글해졌는데 물을 다시 주니 바로 꺼매진걸까. 뿌리가 썪어있는데 제거해주지 않아서 그런건가 싶어 흙에서 분리해서 뿌리 주변 흙을 털어내고 바삭바삭해진 뿌리를 제거한 채로 신문지 위에 올려놨다. 내일까지 상태를 보고 돌맹이 화분을 마련하던지 해서 옮겨주든가 더 말리던가 상태를 살펴봐야겠다..
혹시 다육이의 고수님들이 우연히라도 이 글을 읽게 된다면, 훈수 한마디씩 남겨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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