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부/이것저것

[연구회] '교육 커뮤니케이션 촉진과 객관적 평가를 위한 연구회' 소감

by 죠옹 2018. 11. 2.

 어제는 교육 관련 연구회에 참여했다. 주된 주제는 Active learning, 주체적 학습이었다. 이를 위해서 교육자들이 어떠한 환경을 마련해주어야 할까? 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였다.


 한 분은 작은 그룹으로 나누어, 주체적으로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는 수업을 주장하시는 분이었다. 이 분은 우리학교의 교육 시스템을 바꾼 분인데, 내가 온갖 불만을 토로했던 수업들을 구상하신 원흉이었던 분을 만나게 된 것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의 목표와 교육을 바라보는 자세는 이상적이고 희망 찼다. 이 분의 강연을 들으니 이제는 욕하기 힘들어 질 것 같다.

 이 분의 수업 방식에 불만을 가졌던 이유는 하면 좋은 수업이지만 굳이 왜 해야 하는지가 불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자면 학회를 운영해 본다던가, 인류애라는 주제를 가지고 과학기술적 해법을 구체화 시키는 그룹 활동을 한다던가, 하면 분명히 좋을 수업이지만, 이걸 도대체 왜 해야 하는지 모티베이션이 생기지 않았다. 내가 원해서 하면 좋은 일들인데, 해야되서 하니 내 중요 시간을 뺀 여분의 시간 선에서 적절히 할 것만 하는 느낌이 들고, 이는 마치 일처럼 소모적으로 느껴졌다. 일처럼 소모적으로 느껴진다면 차라리 깊은 전공 지식을 강제로 주입 받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늘 교육에서 느끼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이자 시키면 하기 싫어하는 나의 습성이기도..


 두번째 발표는 선생이 학생을 얼마나 이해하는가? 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를 하시는 분이다. 학생이 고민하고 있는 상태인지, 원활히 이해하고 있는 상태인지 선생은 이해할 수 있지만, 컴퓨터는 왜 이해하지 못할까? 이것은 향후 컴퓨터를 통한 학습에서 문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궁금증에서 시작된 연구는 교육에 있어서 컴퓨터와 학생의 상호작용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방향성을 지니고 있다.

 재미있는 결과로는 6년간 한 학생과 1대 1로 과외를 했던 학원 강사가 학생의 심리상태가 어떤지 맞추는 실험에서 9가지의 심리상태에 대해 24프로의 정확도를 보인 결과가 있다. 좀 더 간추려 Positive인가 Negative인가로 나누었을 땐 60%의 확률로 증가하긴 하지만, 정확한 심리에 대해서는 파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실험은 더 나아가, 학생의 호흡, 체온, 심박, 눈동자의 움직임, 뇌파를 기록하여 기계학습을 통해 심리상태를 예측할 수 있을지 시험해본다. 그 결과 80퍼센트 이상의 예측이 가능했다는 결과를 보인다. 대상이 한명이고, 제한적인 Data를 이용했으므로 일반적이라고 표현할 순 없지만 가능성을 보이는 연구였다.

 재미있었다. 사람보다 컴퓨터가 심리상태를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니.. 하지만, 한편으론 그래야될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학생과 선생님은 신뢰관계로 이루어진다. 학생은 선생님을 신뢰하고, 선생님은 학생이 이해해줄 것을 믿는다. 이러한 신뢰관계에서 서로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과연 필요할까? 예를 들면, 남자들은 여자들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착각을 한다고 한다. 이는 남자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여자들에게 다가가는 효과를 만들어내고 실제로 이러한 효과는 성공적인 연애로 이끌기도 한다. 또 다른 예로는 게임을 할 때 실제 자기 자신의 실력보다 잘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다시 내가 게임을 접속하고 싶게 만들어주며,  게임에서 저도 내 탓이 아닌 남 탓을 하게 도와준다. 학습도 마찬가지다. 좋은 사제 관계에서 선생님은 학생이 조금 더 가능할 것이라 믿어주고, 학생은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려 노력하곤 한다. 반대로 학생은 선생님이 실제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라 믿고, 불가능해 보이는 영역도 믿고 따라갈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오가와 선생님이 늘 입에 달았던, 사람이 정말 정확히 모든 것을 볼 수 있다면 과연 이상적인 세상일까? 라는 질문이 나에게도 스며 들었나 보다. 좋은 관계는 어떤 사람을 정확히 아는 것이 아닌, 어떤 사람이 어떻든 간에 믿어주고 희생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닐까?


 과연 이러한 객관적인 연구의 끝에 사람이 설 수 있을까? 과학과 사람의 접점은 어디가 될까?


 수많은 생각들이 요동치던 연구회였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