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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마스크 대란의 기억 모든 나라가 그랬었지만, 일본에서도 작년 비상사태 선언 전후로 마스크 대란이 있었다. 한두달 정도 마스크는 어디서도 살 수 없었고, 심지어 휴지와 키친타월마저도 구할 수가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비상사태 선언이 해제된 이후 갑자기 물량이 풀렸다.) 이때 일본의 대기업 샤프가 나섰다. 그 때 치고는 나름 싼 가격 (50개입 한 상자에 3000엔 + 배송료 660엔)에 추첨을 통해 마스크를 공급하겠다는 것이었다. 마스크가 너무 귀했던 시절이라 사람들이 몰려들어 추첨 개시 시간에는 웹 페이지가 먹통이 되기도 했다. 우여곡절 중에 추첨을 신청하고는 연락이 없어 잊고 살았다. 근 1년이 지났다. 잊고 살고 있었는데, 샤프로 부터 메일이 왔다. 추첨에 당첨되었다고. 아직도 대란 시절의 가격 그대로 50개에 4만원.. 2021. 4. 14.
[삶] 전채요리의 의미를 깨닫다 요즘 집에만 있는 날이 늘어나면서, 이전 처럼 삼시세끼를 먹고서는 체중유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저녁에는 쌀을 먹지 말자! 해서, 양상추, 방울토마토, 가지, 파프리카, 호박, 감자, 고구마, 삶은계란 이런걸 먹는다. 오늘도 저녁 메뉴는 양상추, 방울토마토, 삶은계란, 소세지 2개. 메뉴를 보자, 먹기도 전에 배가 고프더니, 역시나. 다 먹고 났는데도 배가 고팠다.. 허전한 마음에 정현이를 봤는데, 같은 생각인 것 같았다. 그래서 짜장범벅을 한개씩ㅋㅋㅋ 근데 놀라운 점은 그냥 보통 때 먹던 짜장범벅과는 그 맛이 달랐다. 같은 짜장범벅인데 한 3배 맛있게 느껴졌다. 깨달았다. 전채요리가 입맛을 복돋는 이유를. 전체 요리는 내 뇌가 " 이것 밖에 안 먹는다고???!! " 라는.. 2021. 2. 17.
[노래] 김민기 - 봉우리 우연히 듣게 된 노래. 노래가 참 깊다. 깊은 감성에 끌리는 요즘.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때 메달을 못 따 선수촌에도 못 남고 집으로 돌아간 선수들을 위한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었는데, 그 주제곡으로 만들어진 노래라고 한다. 2021. 2. 15.
[삶] 빠르게 간다는 것 현대인의 삶은 점점 가속화 된다고 하는데.. 이 이상 어디까지 빨라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 빠름에 적응하는 것 같은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다. 요 근래에 정현이와 나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를 생각해보면 삶은 계속 더 힘들어지고 계속 더 바빠진 것 같다는 대화를 나눴고, 둘 다 크게 공감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바빠지겠지.. 빠르게 살아가는 것을 강요 받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빠르게 간다는 것에 거부감이 드는 이유는 내 삶의 중요한 부분들은 빠르게 가지 않기 때문이다. 주어진 자원 속에서 한 방향으로 빠르게 가기 위해서는 다른 방향의 자유도를 억제해야 한다. 즉, 내가 가속하는 방향과 나의 중요한 것들의 방향이 일치할 수 없다면, 나는 어느 한 쪽을 잃게 된다. 정말 중요한 것은 빠르.. 2020. 12. 21.
[삶] 최선의 아이러니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은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나도 모르게 왠지 모르게 그렇게 알고 있다. 그런데 보통 최선이라 함은 그 정의 자체가 모호하다. 최선은 최고의 선택과 결정을 위해 생겨난 말이라기 보다 선택 이후의 자신의 만족 또는 합리화를 위한 수단에 가깝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모두들 하는 말이지만 삶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 같다. 살다 보면 최선이라고 생각하던 목표와 결정들에서 벗어나 어느새 차선과 차악이라는 선택이 중첩된 길을 걷고 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는 회피와 타협이 이끈 삶의 모습에 생각보다 꽤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우연이 필연이 되는 것처럼, 차선과 차악은 살다 보니 그게 최선일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 보면 차선과 차악이란 선택 방식에는 그 말이 주는 회피.. 2020. 11. 22.
[삶] 스마트폰 프리존 요즘 내 생활 패턴에는 스마트폰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스마트폰을 쓰면서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기에 잘 생각하고 사용한다면 높은 의존도 그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즉, 내 스스로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내 제어 하에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해 왔다. 최근 잠을 늦게 자고 아침에 피곤한 것이 생활이 되었다. 옛날부터 밤에 활성화 되는 타입이었고, 이런 생활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지냈는데, 어느 날 문득 스마트폰이 원인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번 침실을 스마트폰이 금지된 스마트폰 프리존으로 정해보기로 했다. 첫 날, 나는 깨달았다. 나는 스마트폰 중독이었다. 눈을 감았는데, 유튜브를 보고, 캔디크러시를 하고, 페이스북을 봐야겠다는 욕구가 끊이질 .. 2020. 11. 5.
문워크 춤을 추는 새 새들은 정말 화려하다. 모습 뿐만 아니라 소리와 행동 면에서도 그렇다. 나름 그런 새들의 영상을 꽤 많이 찾아본 편인데, 이놈은 끝판왕이다! 문워크를 추는 새라니.. 무슨 생각으로 저런 춤을 추는걸까 2020. 10. 28.
[삶] PCR 검사 후기 - 일본 저번 주 주말에 보건소에서 밀접접촉자로 구분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조심한다고 하며 살았는데, 다들 이렇게 걸리는 거구나 싶다.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끼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미 주변에 만연하다는 것을 체감했다. 차가 없었으므로 보건소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의 병원을 선정해 주었다. 밀접접촉자는 대중교통 이용을 자제해야 하므로. 주말은 태풍이 있었으므로 가장 빠른 시간대는 월요일. 지정해준 병원에 가보니 사람들 왕복이 적은 구석 부근에 임시 진료소가 설치 되어 있었다. 그 앞에서 담당자에 전화를 걸었고, 보호장비를 착용한 직원분이 마중 나와 주셨다. 임시 진료소(컨테이너 모양)에 들어가니 검사 대기자들이 앉아서 필요 서류를 작성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각 공간은 파티션으로 구분되어 있.. 2020. 10. 12.
[삶] 독특한 수업 요즘 독특한 수업 두 개를 듣는다. '영어 프레젠테이션'이라는 수업과 '코칭/커뮤니케이션'이라는 수업인데 아주 독특하다. '영어 프레젠테이션' 수업은 막연히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연습을 하고자 등록한 수업이다. 뭐, 수업 내용이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많이 하는 수업인 건 맞는데 이 수업이 독특한 이유는 그 주제에 있다. 이 수업에서는 자신의 종교/인류/문화와 같은 세계관에 대해 PPT를 만들어 와서 발표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 공대에서 이런 수업이라니 정말 상상도 못했다. 처음엔 거부감이 강했는데, 생각하기 어려운 주제지 내용이 어려운 주제가 아니다 보니 서로의 발표를 더 잘 알아들을 수 있고, 나 또한 몰입해서 발표해 볼 수 있었다. 마지막 수업에서는 자기 연구 내용으로 발표를 한다고 하니 어떻게.. 2020. 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