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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체중감량 내가 고무줄 몸무게라는 것은 단기적 변화를 통해서 알고 있었다. 2주 동안 열심히 먹어서 5kg이 찐 적도 있었고, 또 금방 다시 빠지기도 한 경험을 통해, 내 살은 금방 뺄 수 있으니까 괜찮다는 식으로 살아왔다. 그렇게 키는 173cm이면서 몸무게는 82kg이 되는 몸매를 유지해 왔다. 2019년은 건강적으로 환경적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우선 여름에 왼쪽 발가락 관절에 통풍 발작을 겪으며 좋아하던 술과 몇몇 음식들과 거리를 두게 되었다. 가을에는 어머니께서 감기약을 잘못 복용하시고는 원래 안 좋으시던 간이 회복 불가능한 정도로 악화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이식자 검사를 받게 되었는데, 검사 결과 지방간 판정(18%, 정상은 5%)을 받고, 체중을 감량해야 이식할 수 있는 조건을 만족한다는 결과.. 2020. 1. 6.
[삶] 일이 잘 안 풀릴 때 일이 잘 안 풀릴 때, 대부분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요즘 어떤 일을 하고 있는데, 이게 진행이 잘 안된다. 일단은 형태라도 갖추려고 하고 있는데, 집중도 잘 안되고 딴 짓으로 새고 그러느라 진척이 없다. 대부분의 작업은 미팅 몇 일 전에 진행되고, 돌려 막기 형식이다. 슬금슬금 주변을 돌지만 해소가 안될 것 같아 보인다. 나는 이 이유의 원인이 나의 불성실함에 있다고 생각하곤 했는데, 오늘 곰곰이 생각해보니 불성실함의 원인이 다른 곳에 있었던 것 같다. 아직 내용이 덜 익은 것과 그것을 알고 있던 것이 원인이었다. 내 무의식 속에서 일단락 지으려는 마음과 아직은 애매하다는 마음이 다투고 있었던 것 같다. 현실적으로는 여기서 끊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마음이 못 따라와 준 것이다. 모자란 부분을 정리.. 2019. 6. 18.
[삶] 결혼 3월 23일 결혼식을 올렸다. 타지에서 준비한 결혼이어서 불안한 점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해야할 것들에 집중할 수 있어서 오히려 좋은 점도 있었다. 무엇보다 아내의 리드와 기획력에 감탄하는 과정이었다. 결혼식은 실로 감동적이었다. 아내는 아름다웠고, 축하를 위해 와주신 하객 분들, 직접 못 왔지만 진심으로 축하해 준 지인 분들 모두 너무나 감사한 시간이었다. 잊지 못할 아름다운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결혼 후 삶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조금 바뀌었다. 먼저, 일요일에 교회를 나가게 되었다. 아내는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나는 아직 신을 믿진 않지만, 더 정확히는 종교에서 말하는 사실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종교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지는 않다. 물론, 종교가 행해온 부정적인 역.. 2019. 4. 10.
[삶] 야밤에 잠이 안 와서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사람들 간의 관계 속에서 "나"의 위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부터 였던 것 같다. 학창 시절 나에 대해 생각해보면 참 고정적이지 않은 캐릭터를 지녔었던 것 같다. 때로는 내성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외향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착하기도 하고 때로는 나쁘기도 했다. 뭐, 하긴 누구나 그랬을 것이니 딱히 여기서 특별한 깨달음은 없었다. 자아가 보통 언제 형성된다고 배웠던가...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10대의 사춘기를 거치며 어느 정도 나는 어떤 사람인가? 에 대한 척도가 어느 정도 굳어진다고 배웠던 것 같고, 실제로 그랬다. 주변의 환경 속에서 나는 어느 정도 내가 할 일과 내 포지션에 대한 이해가 생겼고, 나름 그 역할에 익숙해지고 잘 할 수 있다는.. 2019. 1. 24.
[삶] '나의 아저씨'를 봤다 이 드라마는 굉장하다. 이 드라마에는 요즘 세상의 온갖 종류의 불행들이 몽땅 등장한다.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불행들을 껴안고 살고 있다. 그런데 괜찮다. 처음 몇화를 보고 갑갑했던 마음이 어느새 갑갑하지 않다. 불행이 해결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불행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갑갑하지 않다. "관계"를 인식한 순간 불행은 불행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불행하지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종류의 행복이 느껴진다. 보통 우리가 세상 속에서 느끼는 행복은 주로 사건 중심, 물질 중심인 것 같다. 어떻게 보일까 걱정하는 마음에 자신의 취약함을 감추고, 자신의 우월한 부분을 계속해서 드러낸다. SNS에는 행복해 보이는 사진들이 올라오고, 사람을 만날 때는 자신이 행복한 사람인 것처럼 포장한다. 요즘은 이렇게 관계를 맺어간.. 2018. 10. 26.
[삶] Fitbit charge2 1년반 사용 후기 작년 3월부터 Fitbit charge2를 사서 매일 자는 시간까지 착용 중이다. 이 1년 반 사이의 기간보다 나보다 잘 사용한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나보다 열심히 차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fitbit구매를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는 후기를 작성해보려고 한다. fitbit만의 장점 실시간 심박 측정 수많은 스마트밴드 중 fitbit을 선택한 이유는 "실시간 심박 측정" 기능과 서버로부터 data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실시간 심박 resolution은 5초 단위지만, 감도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니어서 1분에 2~3개 정도의 data가 빠진다. 1분단위로 설정하면 꽤 깔끔하게 심박 data를 얻을 수 있다. (웨어러블 센서로 뭔가 분석해 보고자 하는 모티베이션을 가진.. 2018. 8. 1.
[삶] 맘편한 포기 원래 성격이 비비더라도 가는 성격이고, 잘 맞지 않더라도 맞추어 나가야 한다며 근성 있는 것이 미덕이라 생각하는 성격이다. 거절에 약하고, 이 짐 저 짐 지며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에 익숙했다. 오늘 선택은 조금 달랐다. 되지 않는 것에 미련 갖지 않고, 굳이 바꾸려 하지 않으며, 내가 멀어지는 것이 존중이며 미덕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내 인생이 생각보다 길지 않기에 더 중요한 것이 있기에 오늘 내린 선택에도 미련이 하나 남지 않는다. 2018. 4. 25.
[삶] 미나미린칸으로 이사 이치가오(市が尾)에서 미나미린칸(南林間)으로 이사를 했다. 이치가오는 모자랄 것 없는 마을이었다. 조금도 넘치진 않았지만, 조금도 모자라지 않았다. 첫 정착지로 아주 적합한 마을이었다. 미나미린칸은 조금 더 번화한 마을이다. 이치가오에서는 제일 높은 건물이 4~5층 정도였는데, 새로 이사한 집이 9층이다. 아주 큰 마을은 아니지만 충분히 크다. 이번 이사에는 인테리어를 고민해보았다. 여자친구의 도움으로 완성된 인테리어지만, 그래도 난생 처음으로 인테리어에 대해 고민해본 것 같다. 가구를 고르고 커텐을 고르고 하면서 세상에 이런 재미도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그동안 무심해 신경도 쓰지 않았는데, 이렇게나 기분이 바뀐다는 건 아직 내가 찾을 수 있는 행복감이 널리고 널렸다는 뜻이다! 조금은 더 소소한 것.. 2018. 4. 3.
[삶] 시원한 공기를 맞으며 이것저것 날이 많이 풀렷다. 이제는 차기보다는 시원함에 가까운 가까운 공기가 느껴진다. 저녁을 먹기 위해 잠시 외출하였을 때, 이러한 공기를 맞으며 걷다가 불현듯 삿포로에서 자전거를 타며 맞던 그 공기의 기억이 생생히 되살아났다. 이렇게 가끔은 전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옛 기억 속으로 깊숙히 빨려 들어가곤 한다. 그리곤 딱히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아련한 오래된 감각을 만끽하곤 한다. 한순간의 소소한 일상의 감각이 이렇게 완벽한 형태로 내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다니 참 놀라운 일이다. 삿포로에서는 참 바쁘게 보냈었던 것 같다. 여기 저기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내 나름의 논리 속에서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많이 고민했었다. 요즘이라고 고민하지 않는 건 아니다. 잘 산다는 게 뭘까, 행복이 무얼까 매.. 2018. 2. 25.